넥센이 염경엽(46) 감독과 임기를 1년 남기고 파격적인 조건으로 계약을 연장했다. 앞선 2년의 성과를 인정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 장기 비전을 가진 팀 운영이 계속된다는 이장석 구단 대표의 의지가 다시금 확인됐다. 또 계약 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재신임하며 염경엽 감독의 리더십에 힘을 실어줬다. 넥센 관계자는 "구단의 신뢰와 앞으로의 기대 등이 모두 반영된 재계약이었다. 구단에서 감독님께 선물을 드린 것이다"고 말했다.
넥센은 26일 염경엽 감독과 3년간 총액 14억원(계약금 3억5000만원+연봉 3억5000만원)에 2017년까지 감독 계약을 연장했다고 발표했다. 아직 임기가 1년 남아 있으나, 추가 계약을 맺으며 강한 지지를 보냈다. 염 감독은 넥센 작전주루코치였던 2012년 10월 계약기간 3년에 총액 8억원(계약금 2억원+연봉 2억원)의 조건으로 히어로즈의 수장이 됐다.
액수와 계약 시점 모두 한 박자 앞서간 '통큰' 발표였다. 타 구단 사령탑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액수를 보장했다. 감독 연차와 경력만 따진다면 오히려 앞선다고도 볼 수 있다. 우승 경험이 있는 조범현 kt 감독(3년 15억원)과 세 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김경문 NC 감독(3년·17억원) 등과 격차가 크지 않다.
팀의 전례와 비교해도 앞선다. 염 감독의 연봉은 당장 다음 시즌부터 새로운 계약 조건에 따라 3억5000만원으로 인상된다. 기존 2억원에서 1억5000만원 많다. 넥센은 전임 김시진 감독을 임기 마지막 시즌을 앞둔 2011년 3월 3년간 총액 12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3억원)에 재신임했다. 그러나 김시진 감독은 그해까지는 기존 연봉(2억원)을 받았다. 넥센 관계자는 "염경엽 감독께 감사의 뜻과 앞으로의 기대치를 반영해 다른 구단보다 좋은 조건과 대우를 해드리고 싶은 뜻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단 대표와 감독이 함께 지니고 있는 팀의 장기 운영 목표와 비전도 재확인했다. 두 사람은 평소 선수단 운영 전반에 대해 거의 모든 부분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 역시 대표의 스타일을 받아들이고, 이장석 대표도 젊은 감독을 지지한다. 이번 계약으로 향후 3년은 앞선 2년의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염경엽 감독은 "감독 취임 후 강조했던 소통과 두려움 없는 야구, 디테일의 강조 등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고, 여기에다 기본기를 더욱 중시할 것이다. 내년에는 팬과 구단의 뜻을 안고 우승하겠다"고 재신임 소감을 밝혔다.
넥센은 미래가 보장된 수장의 리더십에 따라 더 민첩하게 움직일 전망이다. 염 감독 역시 내년 시즌 혹시 생겼을지도 모를 '레임 덕' 걱정 없이 편안하게 히어로즈를 이끌 수 있게 됐다. 염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눈부신 성과를 냈다. 지난해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어 올해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일궈냈다. 넥센 관계자는 "이미 감독께서 선수단을 장악하고 계신다. 앞으로 더 수월하고 여유있게 지휘하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