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 마무리 투수 데뷔전에서 삼진쇼를 선보였다. 완벽한 투구였다.
김광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6-3으로 앞선 9회 초에 등판해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 3탈삼진으로 막았다.
이번 시즌 미국 무대로 건너간 김광현은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경쟁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기 전인 3월 시범경기에서 총 8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훈련이 재개된 지난주 자체 청백전에서도 5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세인트루이스는 원래 조던 힉스에게 마무리투수를 맡길 계획이었지만 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올 시즌 불참을 선언하면서 뒷문 구상이 꼬였다. 세인트루이스는 경험 많은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를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시키고, 함께 5선발 경쟁을 한 김광현에게 뒷문을 맡기기로 했다.
김광현은 2007년 KBO 리그에 데뷔해 2019년까지 세이브를 거둔 적은 없다. 통산 298경기 등판 가운데 선발 투수로 276경기에 나섰다.
낯선 보직이지만 김광현은 마무리 데뷔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광현은 첫 타자 프랜치 코르데로를 4구째 시속 151㎞ 직구로 스탠딩 삼진 처리했다. 후속 닉 히스는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46㎞ 직구를 던져 삼진으로 처리했다. 김광현은 마지막 바비 위트 주니어와 풀카운트 승부에서 시속 135㎞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었다.
김광현은 이날 16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151㎞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광현에게 기분 좋은 마무리였다.
구단도 화답했다. 마침 이날은 김광현의 '미국 생일'이었다. 김광현은 1988년 7월 22일에 태어났고,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현지 시간 7월 22일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생일 축하해 KK'라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KK'는 미국에서 김광현의 애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