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FA(프리에이전트) 테이블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SK가 이번에는 활짝 웃었다.
SK는 26일 "최정과 4년 총액 86억원(계약금 42억원, 연봉 11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최고 금액 FA 계약으로, 최정은 지난해 롯데 강민호가 세운 4년간 75억원을 훌쩍 뛰어 넘는 액수에 SK에 잔류했다. 그리고 SK는 FA 원소속구단 협상 마감을 1시간 여 앞두고 김강민과 계약했다. 조건은 4년 총액 56억원(계약금 28억원, 연봉 6억원, 옵션 4억원)이다. 또한 외야수 조동화와는 4년 총 22억원에 사인했다. 투수 이재영(35)과 내야수 나주환(30)과는 계약에 실패했다.
SK는 최근 몇 년간 FA 계약 테이블에서 빈손으로 물러났다. 지난해에는 한화와 4년 총 70억원에 계약한 정근우를 놓쳤다. 2013년에는 이호준(NC·3년 총 20억원)과 계약에 실패했다. 2012년에는 계투진의 중심이던 정대현(4년 36억원)과 이승호(4년 24억원)를 모두 롯데에 뺏겼다. 주축 선수들이 모두 팀을 떠났고, 이는 팀 전력 약화로 이어지면서 최근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SK 고위 관계자는 협상 기간 "진정성을 갖고 선수들과 만나고 있다"고 했다. 실제 SK는 두 번째 협상 테이블부터 민경삼 단장과 진상봉 운영팀장으로 창구를 이원화하며 프랜차이즈 스타를 잡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최정과 김강민, 대어급 선수 두 명이 FA를 선언했다. 둘은 윤성환, 안지만, 장원준 등과 FA 빅5로 분류됐다. 최정은 지난 2005년 SK 1차지명으로 입단한 뒤 통산 1040경기에서 타율 0.292-168홈런-634타점을 기록했다. 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최근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두 차례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할 만큼 파워와 주루를 겸비했다. SK 외야의 핵 김강민은 통산 타율 0.281-70홈런-385타점을 기록했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수비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었고, 공격력도 뛰어나다. 주루 능력도 수준급이다. 올 시즌에는 타율 0.302-16홈런-82타점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다른 구단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이들이 팀을 떠난다면 팀 전력 약화를 불을 보듯 뻔했다.
SK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펼쳤다"고 말했다. 특히 "(다른 구단에서) SK의 FA 선수들을 너무 쉽게 봤다. 그래서 더 이상 (우리 선수들을 놓치는) 그런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내부 선수는 확실히 지키자'는 자세로 협상 테이블에 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