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구단들 사이에서 재능 있는 어린 자원을 일찌감치 확보하려는 '입도선매' 경쟁이 뜨겁다.
K리그 클래식(1부 리그)과 챌린지(2부 리그) 21개 구단(경찰축구단 제외)이 1년 동안 유소년 축구(이하 유스)팀에 쓰는 돈은 약 266억 원이다. 유스 팀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2005년부터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려면 반드시 유스 팀을 갖춰야 한다'는 조항을 넣은 것도 한 요인이 됐다.
장래성 있는 유망주를 잘 키우면 큰 돈이 된다는 사실도 이미 입증됐다.
포항 스틸러스는 올 시즌 유스 출신 이명주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인에 보내며 이적료로만 50억 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운영비의 3분의 1 수준이다. 전남 드래곤즈 역시 유스 출신 지동원(도르트문트)과 윤석영(QPR)을 유럽으로 이적시키며 60~70억 원을 벌었다. 구단이 유스 팀 선수 1명에게 쓰는 돈은 연간 3000~5000만 원 수준. 포항과 전남은 이명주와 지동원, 윤석영에게 6년 동안 각각 3억 원을 써서 20배 이상의 이익을 본 것이다.
요즘은 시민구단들도 유스 팀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성남FC 신문선 사장은 "성남이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며 270억 원에 이르던 연간 예산이 150억 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유스 예산은 오히려 5억 원을 더 늘려 15억 원을 쓰고 있다"며 "성남은 그 동안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투자에 인색했지만 잘못된 판단이었다. K리그 구단의 미래는 유스에 있다"고 강조했다. 부작용도 있다. 유망주 부모에게 줄서기를 하고 엄청난 스카우트 비용을 제시하는 등의 행태가 벌어진다. 한 스카우트는 "초등학생 1명을 데려오려고 어지간한 프로 선수를 영입할 때 쓰는 금액을 쓰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신문선 사장은 "구단들이 해당 연고지역 학생을 우선적으로 뽑는 등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