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팀 20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석현준은 다음달 1일과 5일 열리는 스페인, 체코와의 유럽 원정 평가전에 나선다. '무적함대' 스페인과 '유럽의 복병' 체코를 상대로 하는 이번 2연전은 슈틸리케팀 출범 이후 가장 큰 의미를 갖는 대결이 될 예정이다. 그동안 주로 아시아팀들을 상대로 80%에 가까운 승률을 올리며 승승장구해온 슈틸리케팀이 처음 만나는 유럽의 강호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스페인과 체코는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16)를 앞두고 있어 진검 승부를 기대해 볼만하다.
유럽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지켜보는 특별한 기회인 만큼 그동안 소속팀에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던 유럽파 선수들은 이번 평가전을 맞이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기성용은 병역특례로 인한 군사훈련 일정까지 미루고 대표팀에 승선했고, 손흥민, 윤석영 등도 자청해서 '파주 특훈'에 참가했다. 석현준 역시 "강팀인 스페인, 체코와의 경기는 전 세계가 주목한다. 선수들끼리 따로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석현준은 올 시즌 중반 비토리아에서 명문 포르투로 이적하며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이적 뒤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하며 주전경쟁에서 밀려났고, 결국 벤치 신세로 시즌을 마감했다. "포르투라는 명문팀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석현준은 한 단계 상승했다고 할 수 있다"고 칭찬한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석현준에게 이번 2연전은 와신상담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석현준은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소속팀에 보여주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내 스스로 자신감을 찾기 위해서다"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번 평가전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유럽파 선수들을 위한 마지막 배려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스페인과의 경기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날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