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엠블랙 이준,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박형식, 엑소 도경수, 소녀시대 수영 등 아이돌 가수 출신 연기자들의 활약이 유난히 돋보인다. 연기력이 뒷받침되면서 외모까지 출중한 스타 아이돌 가수들의 상승세는 드라마·영화 관계자들에겐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연기돌의 무서운 질주에 ·울상을 짓는 제3의 피해자(?)가 있다.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 신인 배우들은 연기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연기돌이 영화와 드라마를 점령하면서 신인 배우들이 작은 역할 하나를 맡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다. 신인 배우를 맡고 있는 한 매니저는 "아이돌 가수들이 작은 역도 다 맡기 때문에 연기만 하는 신인 배우들의 기회가 점점 줄고 있다. 배역을 따내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신인 배우 특유의 미숙한 부분이 있는 상황에서 아이돌 가수와 경쟁하는 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싸움이나 마찬가지다. 대형 소속사에 속해 있는 신인 배우가 아닌 이상 감독이나 작가의 눈에 드는 건 쉽지 않다"며 씁쓸해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20대 초반 캐릭터를 연기할 배우가 필요할 때 아이돌 가수 리스트를 살펴본다. 인지도와 인기가 어느정도 있으면서 연기까지 잘하는 아이돌 가수를 기용하는 게 작품의 흥행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며 "상대적으로 입증이 안 된 신인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 보다 아이돌 가수 출신 연기자를 캐스팅하는 게 부담도 덜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