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33·중국 상하이)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일본 여자 배구 대표팀을 상대로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한국은 3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일본과의 A조 예선 4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5-19, 19-25, 25-22, 15-25, 16-14)로 승리했다. 한국은 조별리그서 3승 1패를 기록, 최소 조 3위를 확보했다.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조 4위까지 가는 8강 진출을 확정했다. 2일 오전 9시 세르비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배구여제’ 김연경은 양 팀 통틀어 최고득점인 30점을 올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연경은 13-11로 앞선 1세트에서 일본 이동 공격을 블로킹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어 김연경의 연이은 강스파이크 득점으로 한국은 21-17로 앞서나갔다. 마지막에는 밀어넣기 득점으로 1세트를 가져왔다.
나머지 세트에서도 김연경의 활약은 빛났다. 3세트 22-22로 팽팽하게 맞서던 상황에서 김연경은 연속 밀어넣기 득점과 상대 블로킹 손을 맞고 나가는 터치 아웃을 이끌어 내며 25-23 세트 승리를 이끌었다. 마지막 5세트에서도 7-9로 뒤진 상황에서 오픈 공격과 블로킹을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었고, 9-11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도 스파이크 공격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박정아(28·도로공사)가 일본의 매치 포인트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갔고, 한국은 상대 공격 범실을 유도하며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마지막 한 점 승부에서 박정아가 일본 블로킹 터치 아웃을 만들어내며 5세트까지 가는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박정아는 이날 15득점을 내며 김연경의 부담을 덜었다.
경기 후 김연경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일본전 승리 소감을 짧게 전했다. 그는 여러 장의 경기 사진을 올린 뒤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였다”며 승리를 자축했다. 김연경이 한일전 승리를 위해 팀 동료들과 위기를 극복해내며 승리를 거둔 소감을 짧은 한마디로 압축한 것이었다. 이에 많은 팬이 승리를 축하하는 댓글을 남겼다.
배구 팬들은 37주 전 올라온 김연경의 게시물에도 환호했다. 당시 김연경은 ‘교회는 성경 불교는 불경 배구는 김연경’이라는 글을 자신의 사진과 함께 올렸다. 팬들은 마지막 ‘배구는 김연경’이라는 대목에 공감하며 “완전히 맞는 말이다” “배구는 김연경!!” “이게 힙합이고 라임이다”라는 반응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