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은 3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팔판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내년 데뷔 30주년을 맞이하는 것에 대해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1988년 11월, 고3때 데뷔를 했으니 내년이면 30주년이긴 하다"며 웃었다.
이어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어떤 배우라기 보다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에 대한 답을 하고 싶다.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예전엔 도움을 주고 호의를 베풀면 좋은 사람이 되는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남이 싫어하는 걸 안 하는 게 좋아하는 사람이 되는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나와 다른 사람을 조금씩 인정해주고, 그가 뭐라고 하든 그의 세계를 바라봐주고 내 생각을 주입시키지 않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배들에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앞으로도 무수한 후배 배우들을 많이 만날텐데 어떤 걸 주입시키고 싶지 않다. 후배 배우들에게도 더 좋은 배우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선배가 되려면 후배가 가는 길을 묵묵히 바라봐주고, 반대로 후배도 내가 하는 걸 묵묵히 바라볼 수 있게 해야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차승원은 또 "연기와 생활을 분리할 순 없는 것 같다. 인생을 잘 살아온 사람이 연기도 잘 할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연기적인 DNA가 훌륭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인생을 잘 살아온 사람이 상대적으로 연기를 잘 할 수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생을 잘 살고 싶다"고 전했다.
'고산자,대동여지도'는 대동여지도를 완성한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 2003년 '실미도'로 충무로 최초 천만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강우석 감독의 3년 반 만에 복귀작이다. 극 중 차승원은 타이틀롤 김정호를 연기한다. 9월 7일 개봉.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사진=박세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