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3라운드 수원 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1라운드 대구 FC, 2라운드 성남 FC를 상대로 모두 0-0 무승부를 거두며 무실점 행진과 함께 승점 2점을 챙겼던 인천은 이날 후반 15분 페널티킥을 내주며 첫 실점을 허용했다. 2경기 연속 무실점, 그러나 동시에 2경기 연속 무득점이었던 인천은 이 한 골의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했다. 두 경기 연속 득점 없이 비기면서 어떻게든 승점을 가져왔던 인천으로선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초반 3경기에서 인천이 보여준 모습은 색깔이 뚜렷하다. 3경기 무득점 1실점, 2무 1패. 안산 그리너스 사령탑 시절부터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수비에서 강세를 보였던 임완섭 감독은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하는 인천의 무기로 짠물 축구를 들고 나왔다. 조직적인 팀플레이와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실점을 줄이고, 두 외국인 공격수 무고사와 케힌데가 득점을 만들어내는 것이 최고의 그림이다.
실제로 인천은 세 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실점을 기록 중이고, 두 번의 무승부로 승점 2점을 가져왔다. 수원전에서도 인천 수비는 킥오프 이후부터 굳건했고 상대 선수들의 공세에 잘 버텨냈다. 페널티킥 상황이 아니었다면 무실점도 충분히 가능했을 만한 수비력이었다. 하지만 축구는 결국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다. 수비의 견고함이 승리로 이어지기 위해선 공격진에서 골을 넣어줘야 한다. 3경기 1실점보다 무득점이 인천에 더 깊은 고민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확실하게 안정감을 찾은 수비에 비해 공격에서 더 가다듬을 부분이 많다는 것을 임완섭 감독도 잘 알고 있다. 안산 시절만 봐도 임 감독은 무조건 수비에만 치중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방이 있는 선수들이 골을 넣어주면서 46골 42실점의 '실리 축구'로 지난 시즌 K리그2 4위에 올랐다. 나란히 9골씩 기록한 두 외국인 선수 빈치씽코와 마사를 잘 활용해 '이기는 경기'를 만들어낸 결과다.
인천에서도 '이기는 경기'를 위해선 이처럼 해결사 역할을 해줄 선수들이 필요하다. 개막 전부터 기대를 건 선수는 역시 무고사와 케힌데다. 그러나 무고사는 상대의 집중 견제에 고전하고 있고 케힌데와 호흡을 맞추는 것도 아직 완전하지 않다. 역습 상황에서 공격 전개나 세트 피스에서도 아쉬운 모습이 엿보였다. 수원전에서는 이런 가운데 공격에서 제 몫을 해줘야 할 케힌데마저 전반 20분 만에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어려움이 커졌다. 후반 12분 '슈퍼 서브' 송시우를 일찍 투입하며 보다 공격적으로 나섰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임 감독은 "생각지 못한 케힌데의 부상으로 경기 운영이 어려웠다"는 말로 아쉬움을 내비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경기 수가 줄어든 만큼, 초반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중요한 상황에서 케힌데의 부상이 장기화된다면 인천이 받는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임 감독이 말한 대로 "공격의 다양성, 득점 연결고리를 찾는"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케힌데는 반드시 필요하다. 케힌데의 부상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인천 관계자는 "현재 케힌데는 상태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화요일(26일)에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