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오승환(32)은 국내 무대에서 각종 기록을 남긴 채 일본 무대에 진출했다. 장소를 옮긴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기록 제조기'로 명성을 과시하고 있다.
오승환은 20일 주니치와 홈 경기에 7-3으로 앞선 9회 구원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팀이 4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한 만큼 세이브는 올리지 못했지만 이달 5경기 연속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날 시즌 56번째 경기에 출장하며 한일 통산 500경기 출장 대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국내무대에서 444경기 출장한 바 있다.
오승환은 각종 기록을 달성하며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2005년 삼성에서 프로데뷔한 그는 첫해 10승1패 16세이브 11홀드를 올리며 한 시즌 승리, 세이브, 홀드 모두 두 자릿 수 이상을 기록한 첫 번째 주인공이 됐다. 또 신인왕과 한국시리즈 MVP를 처음으로 동시 수상했다. 이듬해에는 47세이브를 기록하며 한국 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 세이브는 물론 이와세 히토키(2005년, 46세이브)를 넘어 한 시즌 개인 아시아 최다 신기록을 작성했다.
2011년은 기록 달성의 절정이었다. 최소 경기 10세이브(12경기), 20세이브(26경기), 30세이브(37경기), 40세이브(47경기)를 올렸다. 또 역대 최소경기(334경기), 최연소(만 29세28일) 200세이브를 달성했다. 25경기 연속 세이브와 함께 한국 최초 무패 구원왕에 등극했다. 2012년 7월1일에는 김용수(전 LG·227개)가 갖고 있던 개인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넘어섰다.
장소를 옮겨 일본 무대에서도 그의 활약은 변함없다. 20일 현재 56경기에 나와 36세이브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하고 있다. 센트럴리그 구원 부문 1위다. 그의 기록 도전 역시 여전하다. 지난 7월에는 구단 역대 월간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을 작성했고, 8월 중순에는 구단 역사상 외국인 투수 최다 세이브 기록(종전 벤 리베라, 27세이브)을 경신했다.
대선배들이 일본 무대에 남긴 각종 기록도 넘어서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임창용(전 야쿠르트·현 삼성, 33세이브)이 보유 중이던 일본 프로야구 한국인 데뷔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넘어섰다. 지난 15일 야쿠르트전에선 35세이브를 기록하며 2000년 게일러드(당시 주니치), 2011년 사파테(당시 히로시마)가 세운 외국인 투수의 일본 프로야구 진출 첫해 최다 세이브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바 있다. 이제 세이브 4개만 추가하면 선동열(현 KIA 감독)이 보유한 일본 진출 한국인 최다 세이브(38개·1997년) 기록도 돌파한다. 현재 한신은 9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신기록 달성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오승환은 일본 진출 첫해 각종 기록을 작성하며 한국 최고 마무리의 족적을 확실하게 남기고 있다. 이미 세이브 왕은 떼 논 당상이다. 2위 매디슨(요미우리, 29세이브)과는 격차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