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외야수 권희동(24)이 낯선 포수 데뷔전을 무난하게 치르고 주위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권희동은 27일 사직 롯데전에서 6-8로 뒤진 8회말 부랴부랴 포수 장비를 갖추고 포수 자리에 앉았다. NC가 추격전을 펼치며 1군 엔트리의 포수 자원 2명(김태군, 이태원)을 모두 교체하면서 포수를 볼 선수가 없었다. 김경문 NC 감독은 이런 경우를 대비해 시즌 초반 권희동을 보험용 포수로 준비시켜놨다. 권희동은 고교 2학년 때 까지 포수로 뛴 경험이 있다. 이후 내야수를 했고, 대학교에서 외야수로 전향했다. 프로 무대에서 처음으로 포수로 출장한 권희동은 투수 이민호(21)와 호흡을 이뤄 8회말 수비를 무실점으로 무사히 끝마쳤다.
권희동은 28일 경기 전 생소한 포수 출장에 대해 "처음엔 멍했다. 아무 생각없었는데, 큰 실수없이 한 것 같아 다행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얘기도중 옆을 지나가던 이민호는 "제 전담 포수에요"라며 "원바운드 공 던졌을 때 잘 잡는 것을 보고 되겠구나 생각했다. 덩치가 커서 던지기 편했다"며 기를 살려줬다. 김경문 감독과 강인권 배터리코치도 "잘 해줬다"고 한마디씩 했다.
-8회초 공격에서 주자로 나가있었다. 언제 '포수'로 나갈 마음의 준비를 했나.
"8회초 이태원 형 타석에서 조영훈 형이 대타로 준비하면서, 오늘 이제 드디어 포수로 나가겠구나 생각했다."
-장비는 누구 것을 썼나.
"모르겠다. 3루 주자로 있다가 벤치에 들어왔는데, 챙겨 주는대로 착용하고 들어갔다."
-고 2학년 때까지 포수 경험이 있다고 들었다.
"2학년때까지 포수로 뛰었다. 3학년 부터는 안 했다. 훈련 때 투수 공 받아주는 것도 안 했다."
-포수를 그만 둔 이유는 뭔가."
"2학년 때 2루로 공을 던지려다가 손이 말려서 내 헬멧을 맞고 엉뚱한 데로 튕겨나갔다. 그 뒤로 트라우마가 생겼다. 공을 못 던지겠더라. 그래서 포수를 그만두고 내야수로 바꿨다."
-올 시즌 캠프에서 포수 준비를 했나.
"아니다. 시즌 초반에 이태원이 형이 1군에 등록되면서 포수 준비도 한번씩 하라고 해서 해 왔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에 나와 포수자리에 앉았을 때 느낌은.
"그냥 좀 멍 했다. 사인 내는 게 어색하고. 너무 오랜만이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 뒤로 공 흘리지 않고 잘 한 것 같다."
-사인은 주도적으로 냈나.
"먼저 마운드에 가서 이민호에게 네가 던지고 싶은 공 다 던져라 애기했다. 사인을 내고는 싫다 하면 바꿔서 내고. 포크볼도 던지고, 슬라이더도 던지더라."
-블로킹도 잘 한 편이고, 주자 없는데 바깥쪽 원바운드 공에 열심히 몸으로 막았다.
"그때는 2스트라이크라, 혹시 낫아웃이 될까봐. 뒤로 안 빠뜨리려고 한 것이다."
-내야 땅볼 1루까지 열심히 백업을 뛰어가더라.
"1루 백업은 몸에 배었다. 외야 수비에서 백업은 하고 하니깐."
-본인이 생각하기에 1이닝 포수로 뛴 것에 점수를 준다면.
"큰 실수없이 끝나서 다행이다. 그기서 더 큰 점수 차로 안 벌어지고 잘 막아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