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호준(38)은 24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 팀 후배들에게 전하는 말이자,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다짐을 보여주듯 맹활약하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지난해 처음으로 1군에 진입했던 NC는 올해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적은 선수들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1, 2차전을 내리 졌다. 팀 분위기도 다소 가라앉았다. 이럴 때일 수록 주장인 그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2패를 하고 나니 오히려 부담은 없다"고 했다. 후배들도 그런 마음이길 바랐다. 그는 "후회없이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상대팀 공략법은 시즌 때랑 비슷하다. 알고도 안 되는 거다"며 웃음 지은 뒤 "마음 편하게 하는 게 제일이다"고 말했다. 부담을 가지고 들어서면, 몸이 더욱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1차전에서 4-13으로 대패를 당했던 NC는 2차전에서 2-4로 졌다. 이호준은 "처음에 비해 많이 좋아진 게 아닌가"라며 너스레를 떨고는 "오늘은 더 잘 할 거다"며 웃음지었다.
베테랑 이호준의 '예상'이 맞았다. NC는 3차전에서 1회부터 선제점을 내며 LG를 압박했다. 4회 실책이 빌미가 돼 동점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위기'를 맞은 NC는 더 강해졌다. 그리고 "후회없이 뛰겠다"던 이호준도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냈다. 이호준은 1-0으로 앞선 1회초 2사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2-2로 맞선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은 세 번째 타석에서는 상대 선발 리오단의 시속 143㎞짜리 높은 초구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경기 흐름을 끌고 오는 한 방이었다. 준플리오프 1차전에서도 솔로포를 때려냈던 그는 이날 홈런으로 포스트시즌 통산 10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이호준의 홈런으로 다시 앞서기 시작한 NC는 8회 김태군의 적시타로 또다시 1점을 보태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결국 NC는 4-3으로 승리하며 시리즈를 4차전으로 끌고 갔다.
경기를 앞두고 "애써 웃고 야구장에 나온다고 해도,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라는 생각을 지울 순 없다. 우리가 잠실에서 더 강했다고 하더라. 분위기가 바뀌었으니 오늘은 더 잘 할 거다"고 했던 이호준도 모처럼 환한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