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SBS는 모두 새 드라마를 준비 중이지만,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제작발표회를 열지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를 웃으면서 홍보하고 즐거웠던 촬영 후기 등을 전하는 제작발표회를 여는 게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상파 3사 중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SBS다. SBS는 새 주말극 '기분 좋은 날' 첫 방송을 앞두고 세월호 침몰 사고가 나 제작발표회를 두 차례나 연기했다. 당초 17일 열릴 예정이었던 행사는 23일로 미뤄졌고, 세월호 참사 애도 분위기 속에 다시 한 번 일정을 취소했다. 다음 달 5일과 7일 첫 방송 되는 SBS 월화극 '닥터이방인'과 SBS 수목극 '너희들은 포위됐다'도 마찬가지 상황. 통상적으로 드라마 첫 방송을 앞두고 1~2주 전 제작발표회를 하지만, 일단 '너희들은 포위됐다' 제작발표회 일정은 미룬 상황이다.
MBC도 비슷한 상황이다. 30일 첫 방송을 앞둔 MBC 새 수목극 '개과천선'과 다음 달 5일 첫 선을 보이는 '트라이앵글'이 예정대로 전파를 탈 경우,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안으로 제작발표회를 열어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애도 분위기로 인해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 하고 논의 중이다.
KBS는 결국 한 차례 연기했던 KBS 2TV 월화극 '빅맨' 제작발표회를 취소했다. 28일 첫 방송이 될 예정이라 25일로 제작발표회를 미뤘던 상황. 일정을 한 번 연기하면서까지 제작발표회를 하려고 했지만, 배우 및 제작진은 논의 끝에 다시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진행하는 첫 드라마 제작발표회라 심적 부담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방송 관계자는 "예능은 결방되고 있지만, 드라마는 정상화됐다. 이에 따라 새 드라마는 예정대로 전파를 타야하는데 제작발표회를 하는 게 맞는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제작발표회를 최대한 축소하고, 애도하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한다고 해도 불편한 마음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배우들도 어떻게 지금같은 상황에 웃으면서 드라마를 마음껏 홍보할 수 있겠나"라며 답답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