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을 함에 있어 일반적으로 연예인과 소속사는 표준계약서에 의해 진행한다. 그 안에서 소속사와 연예인간 정산 비율을 조정하고 비용 부담 등 자세한 내용까지 정리한다.
잘 나가는 배우가 소속사를 이적할 경우 무리한 계약금을 요구하기도 하고 말도 안 되는 비율을 따진다. 그럼에도 소속사는 흔히 말하는 '이름값 하는' 배우가 필요하기 때문에 계약서를 들이밀 수 밖에 없다. 서로에게 받은 게 없다면서 꼬투리를 잡고 내용 증명을 주고 받는 최근 업계의 흐름 속 흔치 않은 계약 사례가 몇몇 있다.
종영을 앞둔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출연 중인 A씨는 현 소속사와 수년 전부터 함께 했다. 당시에도 A씨 밖에 없었고 지금도 신인급 배우들이 있을 뿐이지 사실상 혼자 이끌어가는 셈이다. 이 배우가 최초 계약할 때 소속사와 나눈 정산 비율은 5대 5. 주인공을 하는 배우가 5대 5 정산을 하는 건 드문게 아닌 아예 없는 일. 신인도 하지 않는 정산 비율을 A씨는 진행했다. 그 이유는 '함께 하고자' 함이다. 투자를 받지 않고 시작한 소속사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소속사가 자리 잡을 때까지 정산 비율을 유리하게 잡아 자금 사정이 부족하지 않게 하려는 뜻이다.
B씨도 마찬가지. 7년 계약이 끝난 뒤 함께 호흡을 맞춘 사람, 현 소속사 대표와 독립한 B씨도 FA 소식이 들림과 동시에 대형 소속사로부터 수억원의 계약금과 뛰어난 정산 비율의 유혹을 받았다. 결국 B가 택한 신뢰와 믿음이었고 그 속에서 소속사에게 굉장히 유리한 계약 조건으로 업계 관계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돈의 유혹이 있었음에도 자신이 믿고 함께 할 수 있는 사람과 손을 잡았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재계약 시즌이 되거나 새로운 배우를 영입할 때 고액의 계약금부터 들이대는 배우들이 절반 이상인데 최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소식에 업계도 놀랐다. 배우와 매니저가 얼만큼 신뢰를 갖고 일을 하냐가 중요하다. 저런 신뢰를 주고 받기 위해서는 배우와 매니저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