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선발 투수 오재영(29·넥센)이 10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5전3선승제에서 분수령인 3차전에 선발 등판한 그는 LG 타선을 무력화시키며 팀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이날 경기 MVP도 그의 몫이었다.
오재영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에 올랐다. 바깥쪽과 안쪽 구석을 찌르는 직구 제구력과 타이밍을 뺏는 110km 대 커브를 앞세워 LG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LG전 4경기 1승 평균자책점 1.83, 잠실구장 2경기에 평균자책점 1.80으로 강했던 면모를 중요한 경기에서도 이어갔다. 5이닝까지만 막아주길 바랐던 염경엽 넥센 감독의 기대 이상을 해내며 잠실벌 3루 쪽 관중석을 달궜다.
오재영은 1회 말 선두 타자 정성훈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황목치승과 박용택을 모두 내야 땅볼로 잡아내며 깔끔하게 이닝을 막아냈다. 강정호의 홈런으로 한 점을 앞선 상황에서 맞이한 2회에도 이병규(7번)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이진영에게 143km짜리 바깥쪽 꽉찬 직구를 뿌려 이날 경기 첫 삼진을 잡아냈다. 2아웃 이후에는 스나이더에게 먹힌 타구를 허용하며 첫 안타를 허용한 뒤, 오지환에게 2-3루간을 가르는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최경철과의 승부에서 내야 땅볼을 유도하며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이후에도 거침없었다. 3회 손주인과의 승부에서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을 잡아낸 뒤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 맞이한 정성훈과 황목치승을 각각 2루 땅볼과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고, 4회에도 LG 클린업트리오를 삼자범퇴로 깔끔히 잡아내며 '위력투'를 이어갔다. 이 사이 팀 타선도 5회 초 공격에서 대거 4득점을 보태며 오재영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첫 위기는 5회에 맞이했다. 1사 후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준 뒤 최경철에게 안타를 맞고 1·2루를 내줬다. 이후 손주인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최승준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만루에 놓였다. 위기에서 정성훈을 상대한 오재영은 외야 깊은 위치에 날아가는 외야 플라이를 맞았고 3루 주자가 태그업으로 홈을 밟으며 이날 경기 첫 실점을 내줬다. 그러나 계속된 실점 위기에서 채은성의 파울 타구를 박병호가 어렵게 잡아내며 1실점으로 막고 5회를 마쳤다.
6회에도 실점 없이 호투를 이어간 오재영은 7회 수비 시작과 함께 불펜 투수 한현희로 교체되며 이날 임무를 마쳤다. 이후 넥센은 필승조 한현희-조상우-손승락이 나란히 등판해 리드를 지켜내며 오재영은 10년 만에 감격적인 포스트시즌 승리를 맛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