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군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2로 앞선 8회 2사 3루에 네 번째 타석을 맞았다. 이전 세 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던 김태군은 가장 중요한 순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그는 상대 유원상의 초구를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때려냈다. 3루주나 권희동을 불러들이고, 1점더 덜아나는 귀중한 적시타였다. 1차전과 2차전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던 NC는 이날 4-3으로 승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친정팀' LG에게 뽑아낸 김태군의 천금같은 쐐기타의 기쁨은 더 컸을 터다. LG 유니폼을 입고 2008년 프로에 데뷔한 김태군은 2012 시즌이 끝난 뒤 특별지명으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LG에선 주로 백업으로 나섰던 그는 NC에서 주전으로 자리를 잡고 부쩍 성장했다. 친정팀을 상대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올 시즌 타율 0.262, 23타점을 기록했지만 LG전에서는 타율 0.340, 6타점으로 더 강했다.
그리고 NC의 안방마님으로 처음으로 맞는 가을야구에서 '운명처럼' 친정팀을 만났다. 그는 "이런 순간을 늘 꿈꿔 왔다. 내가 경기에 주전으로 나설 수 있을 때 LG와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을 수 있어서 기쁘다. 꼭 이기고 싶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자신이 이만큼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긴장감은 배가 된다. 그는 "내가 LG 타자들을 잘 아는 만큼 LG도 나를 잘 안다. 김정민 배터리 코치님은 나를 어렸을 때부터 가르쳐주신 분이기에 이 부분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며 "다른 건 없다. 시즌 때처럼 야구를 하는 3시간 만큼은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각오처럼, 만점 활약을 하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2-2로 맞선 5회말 무사 1·3루에서 이병규(등번호 7)가 중견수 뜬공을 날리자, 중견수 나성범이 송구한 공을 정확하게 받아 홈으로 뛰어 들던 3루주자 오지환을 정확히 태그했다. 실점을 막는 호수비였다. 4-3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8회말 1사 3루에서는 대타 이병규(등번호 9)의 땅볼 타구를 2루수 지석훈이 잡아 홈으로 던지자, 완벽한 블로킹으로 홈으로 쇄도하던 3루주자 황목치승을 막아냈다. NC에겐 없어선 안 될 최고의 안방마님으로 성장한 모습을 재확인시키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