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11일 발표한 퓨처스팀 대만 스프링캠프 명단(선수단 42명)에 왼손투수 전병두(32)를 넣었다. 2군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몇 명의 1군 재활군 선수(서진용·윤희상)들이 포함된 이번 명단에 당초 전병두의 이름은 구상에 없었다. 하지만 SK는 '마지막까지 재활을 책임진다'는 명제 아래 그를 포함시켰다.
쉽지 않은 결정이다. 2011년 11월에 왼 어깨 회전근 재건 수술을 받은 전병두는 올해로 재활만 5년째다.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지 못했으면 캠프에 데려가는 게 무의미할 수 있다. 선수 한 명에 들어가는 캠프 소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구단 관계자는 "마지막 일지도 모르는 전병두의 재활을 돕자는 내부의 의견이 있었다. 국내보다는 따뜻한 곳에서 재활을 하는 게 선수에게는 분명히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구단과 선수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좋은 몸 상태를 만들어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귀띔했다.
선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움직임이다. 조심스럽게 어깨 재활 단계를 밟고 있는 전병두는 최근 훈련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추워서 진도를 내지 않고 있다. 30~40m 거리에서 계속 캐치볼을 하는 수준이다. 쉬지 않는 정도를 유지하면서 공을 던지는 근육을 따로 만들고 있다"고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추운 날씨에 자칫 무리했다가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비교적 따뜻한 대만은 재활군 선수들에게 안식처가 될 수 있다.
이번 훈련을 이끄는 김경기 퓨처스팀 감독은 "워낙 성실한 선수다. 재활에 대한 의지도 그 누구보다 강하다. 쉽지 않은 재활이지만 그 동안 해왔던 노력이 아까워서라도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며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한 게임만 던져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만큼 이번 캠프에서도 후배 선수들에게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전병두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SK의 '전병두 희망가'는 끊어지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돌아 올 수 있는 전력'이라고 판단해 2016시즌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켰고, 금액을 산출할 수 있는 근거와 기록이 전무하지만 올 시즌 연봉도 5000만원으로 확정해 자존심을 세워줬다. 뿐만 아니라 2013년 괌 재활훈련을 시작으로 2014년 사이판 재활캠프, 2014년 광저우 퓨처스캠프 그리고 지난해 괌 재활캠프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번 대만 전지훈련까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