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심창민(28)은 미스터리한 투수다. 사이드암 투수로 시속 140㎞대 중반의 비교적 빠른 공을 던진다. 변화구인 슬라이더와 커브도 예리하다. 그런데 올 시즌 출발이 좋지 않다. 14일까지 5경기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6.75(4이닝 3자책점)를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2.00, 피안타율도 0.316으로 높다.
세부지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우선 탈삼진이 확 줄었다. 심창민은 지난해 8월 상무에서 전역한 뒤 팀에 복귀해 정규시즌 9이닝당 삼진 9.30개를 기록했다. 많은 볼넷(9이닝당 7.97개)을 허용해 흔들리더라도 탈삼진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삼진/볼넷 비율이 1.17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 9이닝당 삼진은 지난해 절반 수준인 4.50개. 볼넷 허용(9이닝당 4.50개)이 줄었지만, 타자와의 승부를 어렵게 끌고 가니 이닝당 투구수가 23.3개(지난해 20.3개)까지 치솟았다. 피안타율이 0.240에서 0.316까지 올라간 것도 문제다. 마운드 위에서 아슬아슬하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14일 대구 한화전에 앞서 심창민에 대해 "그런 유형의 투수(사이드암)는 구속보다 공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공의 무브먼트(움직임)가 어떻게 되느냐, 타자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느냐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광판에 찍히는 건 (눈에) 보이는 건데 사이드암 투수는 움직임을 더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속보다는 공의 회전을 비롯한 홈 플레이트 앞 움직임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허 감독은 "심창민은 (공의) 움직임이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가끔 2스트라이크 이후 힘을 넣다 보니까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려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한다. 쉽게 맞혀 잡는 투구를 하면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강박은 없는데 본인이 강한 투구를 하다 보니 볼카운트가 불리해지고 (이후) 스트라이크존에 넣으려고 하니 안타를 맞는다. 그 부분을 다시 정리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