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22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벌어진 '2014 하나은행 FA컵' 4강전에서 상주상무를 1-0으로 눌렀다. 서울은 전신 안양 시절이던 1998년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뒤 처음으로 결승 무대를 밟았다.
서울의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 콤비가 결승골을 합작했다.
전반 8분 서울은 페널티 박스 정면 부근에서 파울을 얻어냈다. 키커는 김진규였다. 김진규는 호쾌한 오른발 중거리 슛을 날렸고 볼은 빨랫줄처럼 날아 크로스바를 맞고 튕겼다. 이를 달려 들던 김주영이 마무리해 그물을 갈랐다. 김주영은 지난 19일 전남 드래곤즈와 정규리그 32라운드에 이어 2경기 연속 골 맛을 보며 '골 넣는 수비수'로서 진가를 발휘했다.
선제골을 내준 상주는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사실 상주는 서울에 비해 FA컵에 임하는 동기부여가 적다. FA컵 우승의 가장 큰 메리트는 내년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하지만 상주는 군 팀이라 우승해도 챔스리그에 나갈 수 없다 대신 정규리그 4위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경기 전 박항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우리는 결승만 가도 우승이나 다름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결승에 오르면 특박이든 뭐든 부대에 요청해 다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상주의 반격은 매서웠다. 특히 후반은 상주가 지배했다. 후반 9분 상주가 오른쪽을 돌파해 내준 낮은 크로스가 서울 문전 중앙으로 흘렀다. 골키퍼까지 통과해 골문은 텅 빈 상황. 하지만 쇄도하던 조동건의 오른발 슛은 한참 뜨고 말았다. 벤치에 있던 박항서 감독도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머리를 감싸쥐었다. 이후에도 상주는 막판까지 동점골을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결국 골은 터지지 않았다. 최후의 승자는 서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