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팬들의 적극적인 응원전에 깜짝 놀란 NC 이호준(38)이 'NC팬 모으기'에 나섰다.
지난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NC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은 NC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응원전에서는 LG가 앞섰다. 이날 관중석의 대부분을 LG팬들이 자리했기 때문이다. 보통 포수 뒤를 기준으로 1루 쪽은 홈팀, 3루 쪽은 원정 팀의 팬들이 앉지만, 이날은 3루 응원석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LG팬들이 차지했다. LG의 홈구장이기도 했지만, 워낙 팬이 많은 인기구단이기에 관중석은 80%이상이 LG 팬들로 가득 찬 것으로 보였다.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열성적인 응원전까지 펼쳐졌다. NC팬들도 지지 않고 힘껏 응원했지만, 좌익수 뒤 외야까지 LG팬들이 모두 자리하며 '숫자'부터 압도했다. 덕분에 잠실 구장은 LG팬들의 응원도구인 '노란 수건'과 유광점퍼로 넘실거렸다.
이날 경기 후 이호준도 LG팬들의 압도적인 응원에 대해 "정말 깜짝 놀랐다"며 웃음지었다. 그는 "우리 쪽 관중석에서 '우리 색'이 잘 안 보이더라. 정말 힘든 상황 속에서 우리 선수들이 잘 한 것 같다. 이렇게 일방적인 응원은 처음 본 것 같다. LG 홈구장이라 어느 정도 예상을 하긴 했지만, 좀 놀라긴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특히나 이번 시리즈에서 '대세 포수'로 자리한 최경철을 향한 열광적인 응원을 보고는 더욱 깜짝 놀랐다. 이호준은 "딴짓을 하다가 너무 큰 응원소리가 나서 봤더니 최경철이 타석에 나오고 있더라"며 "이번 시리즈는 정말 최경철 이름을 따도 되겠다"며 껄껄 웃었다. 김태군은 "LG 팬들의 응원 소리가 정말 크더라. 5회까지 정말 시끄러워서 투수 찰리랑 이야기를 하는데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안 들리더라"며 "8회 쯤에는 그냥 LG가 우리를 응원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팬들의 응원전은 '기 싸움'과 다름 없다. 팀의 기를 살리기 위해 주장 이호준도 지지 않았다. 그는 "사실 (NC의 홈인) 마산서 여기까지 팬들이 오시기에는 조금 먼 것도 같다"며 입맛을 다신 뒤 "'잠실을 경남 팬들이 물들여 주세요'라고 기사 좀 내달라. 마산 말고 경남으로 해달라. 경남 지역분들도 힘을 합쳐 잠실 구장을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만큼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하지만 상대편의 압도적인 응원에도 지지 않고 거둔 1승은 더 값진 의미가 있다. 김경문 NC 감독은 경기 후 "(두산 감독 시절) 서울에서 7년 반동안 경기를 많이 해봤지만 LG 팬들이 정말 많더라. 상대가 기를 죽였지만, 오늘 경기 내용을 좋게 잘 풀어갔다. 내일은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