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없이도 잘 나가는 삼성이다. 그러나 사령탑은 그래도 4번 타자가 그립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25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NC전을 앞두고 부상으로 이탈한 최형우를 언급했다.
최형우는 지난 13일 대구 SK전에서 수비 도중 펜스에 충돌해 부상을 당한 뒤 정밀 진단 결과 늑골 미세골절 판정을 받았다. 이날 경기까지 후반기 4경기 째 치르고 있는 삼성이지만 4번 타순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류중일 감독은 최형우 없이 경기를 치르는 상황에 대해 "장기로 치면 '차' 없이 하는 것과 같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나 삼성은 흔들리지 않았다. 전반기 막판 4연패를 당하며 우려를 나았지만 중심 타자들이 차례로 활약하며 사직구장에서 열린 후반기 첫 3연전을 모두 가져왔다. 1차전에서 박석민이 멀티홈런으로 4타점을 책임졌고, 2차전에선 채태인이 데뷔 후 첫 5안타 경기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3차전은 이승엽 몫이었다. 2차전 마지막 타석부터 3차전까지 3연타석 홈런을 쳤고 5안타, 7타점으로 한 경기 최다 안타와 타점 타이 기록을 세웠다.
강팀답게 '대체불가'는 없었다. 두터운 팀 타선은 삼성이 왜 1위를 달리고 있는지 보여줬다. 그러나 류 감독은 여전히 목마른 눈치다. 한 취재진이 "4번 타자가 빠진 상황에서도 무서운 타격감을 보이고 있어 걱정 없지 않는가"하고 묻자 류 감독은 "그래도 4번 타자가 없는 타순은 무언가 빠진 느낌이다"며 고개를 저었다. 최형우에 빠진 상황에 대해 다시 한 번 아쉬움을 전한 것이다. 직접 보고 받은 최형우의 상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류 감독은 "통화를 했는데 아직 몸 상태가 안 좋아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다고 한다"며 "우선 29일쯤이 되어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최형우가 돌아올 경우의 타순 변화에 대한 계획도 말했다. 최형우가 빠지자 '강한 6번 타자'를 강조하며 박한이를 기용한 류 감독은 "팀에서 가장 좋은 타격 능력을 갖고 있는 클린업 트리오 뒤에서 타점을 올려주기 위해선 무게감이 있는 타자가 6번에 자리해야 하는데 (박)한이가 아니면 박해민이나 정형식이 들어가야 하는데 약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하며 "최형우가 돌아올 경우 이승엽이 다시 6번 타순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박한이도 2번으로 돌아 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