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공격수 이동국(35·전북 현대)이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1986년 서울 아시이안게임 이후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이광종팀 후배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12년 전인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실패를 맛봤던 이동국은 두 가지를 당부했다. 먼저 심리적인 부분이다. 홈에서 대회가 열린다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표면적으로 이점이 많지만 그만큼 부담도 큰 게 사실이다. 이동국은 "음식과 환경, 기후 등 모든 면에서 당연히 유리하다. 또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 부담보다 우리가 유리한 점이 많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지금 선수들은 12년 전에 비해 경험도 더 많다. 자신감을 충분히 가져도 좋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아시안게임의 산증인이다. 그는 부산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주축 공격수였다. 당시 대표팀도 지금처럼 한국축구에 오랜만에 금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한껏 기대를 받았다. 한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이었던 골키퍼 이운재를 포함해 이영표, 박지성 등으로 호화 멤버를 구성했다. 이들보다 더 주목받던 선수가 '비운의 스타' 이동국이었다.
이동국은 한일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해 4강 신화를 TV로 봐야 했다. 한 동안 방황하던 그는 심기일전해 아시안게임에서 명예회복을 노렸다. 한일월드컵 멤버들이 4강 진출로 군 면제를 받은 것처럼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이동국에게 병역혜택의 마지막 기회이기도 했다. 한국은 승승장구했다. 특히 이동국은 조별리그 3경기와 8강전까지 매 경기 득점하며 한국을 4강에 올려놨다. 금메달까지 딱 두 고비 남았다.
그러나 한국은 준결승에서 이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시종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전·후반과 연장을 득점없이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3-5로 무릎을 꿇었다. 이동국은 고개를 숙였고 이듬해 곧바로 상주상무에 입대했다.
이동국은 아픈 기억이지만 이란과 준결승전 패배를 떠올렸다. 그는 "첫 찬스를 실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찬스를 골로 만들어야 조급해지지 않는다. 우리는 이란 골대를 2~3번이나 맞추고도 골을 못 넣었고 승부차기에서 졌다. 8대2 정도로 우세하고 질 수 있는 게 축구다.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그 어떤 변수'마저도 이길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축구는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지만 아시안게임과는 유독 인연이 없다. 이제 다시 안방인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이번에도 역시 축구는 금메달이 목표다. 소집 가능한 범위 안에서 최강 멤버를 꾸린 이광종팀의 성적표가 궁금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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