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매치'의 승자는 첼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아니었다. 다잡은 승리를 후반 추가시간에 놓친 맨유나, 극적인 동점골로 무승부를 만들었지만 부상으로 선수를 잃은 첼시나 승점 1점에 대한 기쁨보다는 아쉬움이 더 클 법한 승부였다.
첼시와 맨유는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첼시는 이날 무승부로 최근 무패 행진을 11경기(컵대회 포함)로 늘리며 7승9무10패(승점30)로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WBA·승점29)에 앞선 13위를 유지했다. 맨유는 11승8무6패(승점41)로 4위 맨체스터시티(승점47)와의 승점차를 좁히지 못했다.
웨인 루니와 디에고 코스타를 나란히 선발로 내세운 두 팀의 격돌은 이번 라운드 최고의 빅매치로 손꼽혔다. 경기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 속에서 두 팀은 조심스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맨유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으나 원활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고 첼시는 맨유의 공세를 막아내는데 중심을 뒀다. 몇 번의 기회를 주고 받는 듯 했던 두 팀은 득점 없이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0-0으로 맞이한 후반전, 맨유가 제시 린가드를 앞세워 첼시의 골문을 끈질기게 두들겼다. 그러나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의 잇딴 선방으로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고, 첼시는 위기를 넘기는 듯 했다. 하지만 팽팽하던 두 팀의 분위기는 첼시의 수비수 커트 주마의 부상에 이은 나비효과로 순식간에 맨유 쪽으로 기울었다.
후반 10분경 헤딩으로 공을 걷어내려던 주마가 착지 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실려나갔고, 거스 히딩크 감독은 급하게 게리 케이힐을 투입시켰다. 하지만 흐름이 끊어지면서 수비에서 헛점이 생겼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린가드가 오른발로 잡아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 값진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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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골을 내준 첼시도 맨유의 골문을 호시탐탐 노렸다. 그러나 후반 23분,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의 발리 슈팅이 다비드 데헤아의 선방에 가로막히면서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쳤다. 첼시는 이후로도 데헤아의 벽을 뚫지 못하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코스타의 발끝에서 극적인 동점골이 터졌다. 주마의 부상으로 6분이라는 긴 추가시간이 주어졌고, 보스윅 잭슨의 태클에도 불구하고 데헤아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만들어낸 코스타가 맨유의 골문을 뚫고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극적인 동점골로 기세가 오른 첼시는 끈질기게 역전골을 노렸지만 데헤아의 선방에 막혀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