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복귀에 청신호를 켰다. NC 타선의 중심 나성범(31)이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나성범은 지난해 5월 3일 그라운드에서 쓰러졌다. 창원 KIA전 2회말 3루 슬라이딩을 시도하다가 오른 무릎이 꺾였다.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곧바로 교체됐다.
상태는 생각 이상으로 심각했다. 이튿날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무릎 전방십자인대 및 내측인대 재건술과 바깥쪽 반월판 성형 수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됐다. 2013년 1군 데뷔 후 세 차례(2015·2016·2018)나 전 경기(144경기) 출전했을 만큼 강철 체력을 자랑했지만 갑작스러운 부상 앞에 장사 없었다.
조급하지 않게 재활 코스를 밟았다. 정규시즌이 진행되던 9월 미국으로 출국해 에이전시인 보라스 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트레이닝 센터에서 몸을 만들었다. 더 빠르게 복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수술 부위에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현재는 미국 애리조나 구단 스프링캠프에서 팀 동료들과 개막전 합류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NC는 나성범의 몸 상태를 고려해 캠프 기간 단계별 훈련을 진행 중이다. '무리시키지 않는다'는 가이드라인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 일단 지난 5일부터 정상적인 타격 훈련에 들어갔다. 그는 "첫 번째 훈련 턴에서는 수비 훈련 없이 간단한 베이스러닝과 티 배팅 위주로 훈련했다. 두 번째 턴부터는 정상적인 타격 훈련과 땅볼-글러브 캐치 수비 훈련을 시작했다. 캠프 종료 전에는 주루에서는 베이스별 슬라이딩, 수비에서는 기존 외야 수비 훈련까지 모두 소화하며 준비할 계획이다"고 했다.
무릎 부상은 재발 위험이 높다 보니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나성범은 "과거 좋았을 때의 100%로 동작하기엔 아직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무릎을 제외한 다른 몸 상태가 매우 좋다"며 "이대로 계속 잘하면 충분히 시즌에 들어갈 준비가 될 것 같다"고 상황을 낙관했다.
프로 입단 후 겪은 가장 큰 부상이었다. 야수의 무릎은 타격과 수비, 주루에서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십자인대 부상은 자칫 운동능력을 많이 감소시킬 수 있다. 재활 과정도 힘들고 더 어렵다. 그러나 이번 공백기를 통해 느낀 것도 많다. 나성범은 "길고 힘든 재활 과정을 통해 몸의 소중함을 알았다. 운동선수로서 부상 때문에 뛸 수 없는 부분이 힘들었고 다시 한번 내 몸을 소중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NC는 지난 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지만, LG에 패했다. 타선이 5안타 빈타에 허덕이며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양의지, 박민우 등이 활약했지만, 중심 타자 나성범이 빠진 공백이 생각 이상으로 컸다. 2020시즌 대권에 도전하는 NC로선 나성범의 성공적인 복귀가 중요하다. 양의지, 박민우가 건재하고 새 외국인 타자로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에런 알테어를 영입했다. 나성범이 복귀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느냐가 관건이다. 이동욱 감독이 생각하는 시즌 구상의 키플레이어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선수에게도 중요한 시즌이다. 23경기만 소화하고 시즌 아웃된 나성범은 프로 입단 후 가파르게 인상되던 연봉이 5억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삭감됐다. 무릎 부상을 털고 팀에 복귀하는 2020년에 대한 개인의 기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정상적으로 시즌을 마친다면 비공개 경쟁입찰 방법인 포스팅 자격(7년)을 충족해 해외 진출을 시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다. 이미 대리인으로 메이저리그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까지 선임한 상황.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
그의 각오는 간단했다. 나성범은 "현재 구체적인 목표는 따로 없다.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는 것이 목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