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46)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2016 리우 올림픽 대비 '마지막 모의고사'를 앞두고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신태용팀은 2일 개막하는 4개국 친선대회에 참가해 나이지리아(2일·수원월드컵경기장), 온두라스(4일·고양종합운동장), 덴마크(6일·부천종합운동장)와 차례로 맞붙는다. 이번 대회는 8월 리우 올림픽 전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신 감독은 30일 인천 문학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팀 첫 소집훈련에 앞서 인터뷰를 갖고 "이번 친선 대회에 대륙별 팀과 경기가 다 있다"면서 "(선수가) 경기에 나갔을 때 최선을 다하는 모습, 투입했을 때 상대를 이길 수 있는 모습 등 복합적으로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고민이 많다. 이번 대회를 통해 올림픽에 나설 18명의 최종 엔트리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올림픽에 데려갈 선수들은 항상 고민"이라며 "전체적인 구상은 마쳤지만 부상이나 컨디션이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정해진 건 없다"고 했다. 선수들도 결의를 다졌다. 신태용팀 공격수 류승우(23·빌레펠트)는 "이번 대회가 올림픽 전 마지막 테스트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신 감독은 '옥석 가리기' 외에도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 3장도 확정해야 한다. 문제는 구단과 협의다. 신 감독은 "와일드카드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 와일드카드는 수비에 비중을 두려고 했지만 선수 소속팀과 협의가 원만히 안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와일드카드를 빨리 확정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해 답답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당초 신 감독은 손흥민(24·토트넘)을 비롯해 홍정호(27·아우크스부르크), 장현수(25·광저우 부리) 등을 염두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홍정호, 장현수 소속팀과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도 토트넘 구단 측의 확답은 아직 받지 못한 상황이다. 월드컵이나 A매치와 달리 올림픽은 국제축구연맹(FIFA) 의무 차출 대회가 아니다. 신 감독의 속이 타들어가는 이유다. 그는 "와일드카드를 빨리 발표하고 준비를 하고 싶지만 최종명단을 발표할 때 밝힐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올림픽대표팀 최종 명단을 오는 6월 27일 확정할 예정이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건 합류가 유력한 손흥민의 존재다. 신 감독은 "아직 손흥민과 한 번도 훈련을 안해봤다"면서도 "파주에서 손흥민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자신이 먼저 올림픽대표 선수들에게 다가가서 친근하게 대하는 것을 보고 나름대로 흐뭇했다"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이 스스로 프리미어리그 톱 선수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오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만 하면 가진 것이 많은 선수이기 때문에 우리 팀에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