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두산의 맞대결이 열린 29일 부산 사직구장. 불펜 투구를 마친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유네스키 마야(28)가 오른팔에 아이싱을 하고 3루 더그아웃에 앉아있었다. 두산 선수들은 마야와 인사만 나눌 뿐 긴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마야의 영어 실력이 능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페인에 능통한 호르헤 칸투가 훈련을 끝낸 뒤 마야 곁에 앉아 말동무를 했다. 둘은 호탕하게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두산은 지난 26일 볼스테드를 대신할 새 외국인 투수로 쿠바 출신 유네스키 마야(28)를 영입했다. 4강 싸움을 펼치고 있는 두산에게 마야의 활약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마야가 선발진에서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가을야구가 판가름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마야는 야구 실력보다 능숙하지 못한 영어로 먼저 화제가 됐다. 미국 생활을 5년 정도 했지만, 예상과 달리 영어로 의사 소통이 원할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코칭스태프와 소통이 어려울 것 같다는 전망이 나왔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궁여지책으로 칸투에게 통역을 요청했다. 송 감독은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를 앞두고 "야구는 어디서나 다 똑같다"며 "간단한 단어를 활용해 의사 소통이 충분히 가능하다. 의사 소통을 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어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때는 칸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칸투가 스페인어와 영어를 모두 한다. 칸투가 농담으로 통역비를 달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스페인어에 능통한 직원이 없는 두산 프런트에는 고민에 빠졌다. 마야가 등판했을 때 감독 또는 투수 코치와 함께 올라갈 통역이 마땅치 않다. 칸투가 1루 수비를 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지명타자로 더그아웃에 앉아있다면 대책이 없다. 그러나 송 감독은 "문제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칸투가 마운드까지 올라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웃은 뒤 "앞서 이야기 했지만, 야구는 어디서든 통한다. 문제될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마야는 다음달 1일 한화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당초 31일 부산 롯데전 등판이 유력했는데, 시차적응을 위한 시간이 필요해 연기됐다. 불펜 투구는 두 차례 소화했다. 송 감독은 "불펜과 실전 피칭이 다르니 아직 얘기하기 이르다. 하지만 구속은 145~146㎞ 정도 나온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