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가요계에 5월은 수확의 달이다. 전국 대부분의 대학에서 축제가 시작돼 많게는 20~30여개의 축제 행사를 뛰는 가수들도 이 때 나온다. 가수들의 4월 컴백이 많은 이유 중에 하나도, 4월의 '성공적 활동'이 5월 '행사 대박'으로 이어지길 바라기 때문. 하지만 이 같은 바람은 올해엔 '춘몽'이 됐다. 벌써부터 서울대·한양대·서울시립대 ·성균관대·동국대·성신여대·한성대·국민대·경북대·계명대 등이 축제 취소를 밝혔다. 대부분의 대학도 축제 취소와 축소 진행을 논의 중이다. 일반적으로 행사를 진행해도 가수들을 초대하는 콘서트 스테이지는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감이 떨어지니 당장 힘이 들 수밖에 없다. 사실상 농번기에 일손을 놓아버린 꼴이다. 하지만 현재 국민 정서상 앓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다. 대형 기획사의 아티스트들은 국내 행사보다는 해외 투어로 큰 돈을 번다. 국내 행사가 주수입인 중소형 기획사만 큰 타격을 받은 꼴이 됐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벌써 행사 취소가 5건이다. 가장 활발하게 활동할 시기에 발이 묶였다. 다들 힘이 들텐데 우리도 견뎌야 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로 4월 컴백이 무산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이젠 5월에 팀들이 몰리면서 컴백이 가능할지 문의 중이다. 컴백 준비에 돈은 다 나갔는데, 다시 만들어야 하는건 아닐지 걱정이다"라고 밝혔다. 다른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우린 취소 통보를 받은 행사만 10여개다. 사실상 이 여파가 올 연말까지 갈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