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유기' 시리즈는 나영석 PD가 만든 예능 중 가장 독특하다. 방송에 차마 내보낼 수 없는 '삐-'소리가 난무하고, 중국에 가서도 여행에 집중하기보단 멤버들끼리 떠들고 노는 일에 더 많이 담는다. 요즘말로 무근본 혹은 아무말대잔치라는 것은 '신서유기'를 위해 만들어진 수식어 같다.
이번 네번째 '신서유기'는 중국을 벗어나 베트남으로 향했다. 부제는 '지옥이 묵시록'이다. 이수근은 만화 '드래곤볼'속 피콜로로 분장했고, 은지원은 손오공이 돼 초사이언으로 변신했다. 아무말 대잔치는 더욱 무근본이 됐고, 게임을 하다 람보르기니를 타게 돼 나영석 PD가 무릎 꿇고 사과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나PD의 타 예능과 비교해 시청률은 다소 낮지만, 화제성은 최고다. 등장하자마자 콘텐츠파워 순위 2위로 진입했다.
사실 '신서유기'의 독특함은 신효정 PD에게서 나왔다. 그는 KBS 2TV '1박 2일' 시절부터 나영석 PD와 함께 해온 원년 멤버다. '1박 2일'을 찍다가도 서태지 콘서트를 보기 위해 서울로 향한 특유의 '오덕 감성'으로 '신서유기'를 만들었다. 역대급 화제성을 낳고 있는 '신서유기4'의 '역대급 오덕 감성' 신효정 PD를 직접 만났다.
-람보르기니 사건 당시를 전해달라. "완전 '멘붕'이었다. 돌림판을 현장에서 그렸다. 나영석 PD가 '람보르기니 중에서도 제일 비싼 거 쓰라'고 할 때도 나는 그게 모형차인줄 알았다. 상상을 못했던 일이라 제일 경악했다. 그때부터 걱정이 됐다. 실제로 찍어버렸으니 내놔야 하지 않나.(웃음) 빼도박도 못하게 6억5천만원짜리 차를 줘야했다. 정말 심각했다. 이 정도면 '신서유기' 총 제작비다. 진심으로 사과하자는 결론이 났다. 도저히 방법이 없더라. 더 늦기 전에 사과했다.(웃음)"
-조건으로 내건 '강식당'은 진행되는 것인가. "'신서유기'는 인터넷 콘텐츠로 시작했다. '신서유기 2.5'처럼 다른 프로그램을 패러디하거나 힌트 삼아 내보낼 수도 있을 것 같다."
-다 나영석 PD 때문이다. "고생을 사서 한다. 하하하. 굳이 거기서 항상 무모한 걸 건다. 걸 때는 이길 수 있을 것처럼 설명해 솔깃하기도 하다. 하지만 멤버들의 단합이 우리보다 더 잘된다. 퀴즈 공부도 엄청 많이 해왔다."
-나영석 PD의 역할은 어느 정도인가. "전부라고 생각한다. 모든 콘텐츠가 나영석이라는 사람이 없으면 안 된다. 용병술이라고 표현하는데, 좋은 사람 밑에 좋은 사람이 모이는 거다. 특히 배우들은 예능에 출연하는 것을 맘먹지가 쉽지 않다. 나영석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다. 나영석 PD는 막내들이라도 절대 함부로 하지 않는다. 내가 막내였을 때부터 가르쳐왔던 부분이다. 우리 팀 스태프들에게도 마찬가지이고. 기획하고 판단하는 것도 나PD의 몫이다. 각자 다른 일을 하는 것이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나영석 PD라는 사람이 없으면 이 프로그램도 없다. 같이 힘을 모아 만드니까 가능한 일이고 선장 역할을 해 준다. 나영석 PD 산하에 많은 프로그램이 있는데,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이 관통한다. 사람이 무조건 일번이고 먼저다. 사람을 중요시하지 않는 콘텐츠는 만들지 않는다."
-나PD는 어떤 선배인가. "내기만 안 했으면 좋겠다. 하하하. 팀 분위기가 좋은 것이 첫번째구나라는 걸 가르쳐준 선배다. 팀 분위기가 좋으면 시청률은 따라오게 돼 있다고 생각한다. 난 정상적인 직장인 입장에서 보면 아웃사이더로 밀려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쟤 개성은 저거야' 하면서 끌어줬다. '1박 2일' 촬영하며 서울에 서태지 콘서트 가야 한다고 하니 보내준 사람이다. 내가 아이돌도 좋아하고 하다보니 자잘한 편집을 해 오면 '얘 매력은 이렇게 하니까 잘 보인다'며 방송에 내보내자고 한다. 장점이 될 수 있게 키워줬다. 후배들을 봤을 때 하나 잘 하는 게 있으면 '얘는 이걸 잘 하니까 이걸 키워주자'고 이야기한다. 한사람 한사람 관심을 가지고 시너지를 키우는 거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아직 초반부다. 다른 시즌과 다르게 좋은 자연 풍경을 보실 수 있을 거다. 람보르기니를 능가하는 당황스러운 사건도 많다. 안 해봤던 게임 장르도 도전해봤다.이수근의 콩트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지금까지 몸 풀기였으면 더 좋은 그림들이 많이 남아있다. 본방을 꼭 사수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