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MBC 아나운서가 9일 결국 MBC를 퇴사했다. 사람들이 없는 늦은 밤 책상의 짐을 실어날랐다.
김 아나운서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퇴사 심경을 남겼다. 그는 “노트북 반납, 휴대폰 명의 변경, 회사 도서관에 책 반납, 사원증도 반납. 막방도 하고, 돌아다니며 인사도 드리고. 은행도 다녀오고, 퇴직금도 확인. 생각했던 것보다 할 일이 많았다”는 글을 남겼다.
또 “감정을 추스릴 겨를없이 발령이 나기까지 정신이 없었다. 그새 여름 감기에 걸려 훌쩍이느라 사람들이 보기엔 종종 우는 것 처럼 보였다. 책상에 쌓인 짐도 너무 많았다. 결심하고 며칠, 그동안 다 들고갈 수 없을 양이었다. 결국 낑낑대며 다 실어 날랐다”며 “그간 선배들은 왜 밤에 짐을 빼셨던 건지, 이제 나도 그 마음을 알게 되었다”고 이었다.
그는 “나가는 길에 보니 회사가 새삼스레 참 컸다. 미우나 고우나 매일같이 이 커다란 건물에서 울고 웃었던 시간이 끝났다”라며 “이제는 기억하기 싫은 일들 보다는 이곳에 있는 좋은 사람들을 영원히 기억해야지. 변해갈 조직을 응원하며. 내일부터의 삶이 아직은 도저히 실감이 안 가지만, 인생이 어떻게 풀려가든 행복을 찾아내겠다는 약속을 한다”고 마무리했다.
김 아나운서가 MBC에 퇴사 의사를 밝힌 사실은 지난 3일 알려졌다. 그러나 MBC 측이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아 관심이 모인 가운데 결국 김 아나운서 본인이 9일 스스로 SNS를 통해 퇴사 사실을 알렸다.
연세대 사회학과 졸업 후 2010년 OBS 아나운서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김소영 아나운서는 MBC 아나운서들 퇴사가 이어지던 2012년 경력직으로 MBC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