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B조 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에서 15-0으로 콜드게임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태국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24일 대만전을 앞둔 대표팀에 내려진 숙제 하나는 바로 스피드 극복이다. 이제 빠른공에 다시 적응해야한다.
대표팀은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B조 첫 경기에서 15-0, 5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타선이 안타 13개와 4사구 8개를 뽑아냈고, 상대 야수진의 실책성 플레이가 쏟아지며 손쉽게 승리했다. 워낙 실력차가 컸던 터라 예상했던 결과다.
그런데 태국전 승리의 이면에는 큰 숙제가 놓여있다. 이날 태국 투수들의 평균 시속은 120㎞대에 그쳤다. 총 4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오른 가운데 선발 투수 시하맛 위사루트는 종종 90㎞대 공을 던지기도 했다. 공의 스피드 뿐만 아니라 궤적도 국내 투수들과 다소 달랐다. 성인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른 나성범은 "초등학교 이후 처음 보는 것 같았다"고 맞대결 소감을 전했다. 김민성 역시 "처음에는 너무 생소했다"면서 "첫 타석이 지나고 괜찮아졌다. 대표 선수들이다 보니 한 타석 돌면 다 적응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태국 대표팀과 달리 대만 투수진은 빠른 공을 자랑한다. 150㎞대 공을 던지는 선수도 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착시 현상'이다. 가령 타자들은 110~120㎞대 변화구를 본 뒤 곧바로 150㎞대 빠른공이 들어오면 헛스윙을 하기 쉽다. 투수 입장에선 스피드 차이에 따른 효과를 노린 것이다. 태국 투수들을 상대한 뒤 대만 투수진을 만나는 것과 비슷한 셈이다.
태국전 톱타자로 나선 민병헌은 “느린 공을 봐서 처음에는 당황했다”면서 “대만전에서 다시 빠른공과 승부해야 한다. 많이 공부하겠다” 고 밝혔다. 사진은 태국전에서 선발 사하맛이 던진 공에 맞고 있는 민병헌. 사진제공=뉴시스
선수들은 23일 휴식하며 대만 투수 분석에 전력을 쏟을 셈이다. 선수들은 합숙 시작과 동시에 이동식 저장장치(USB)를 통해 대만 분석 영상을 전달받았다. 태국전 톱타자로 나선 민병헌은 "시즌 때 빠른공을 보다 오늘 느린공을 봐서 처음에는 당황했다"면서 "공이 워낙 느린데다 정보도 부족해 후속 타자들이 다소 적응할 수 있도록 첫 타석에선 일부러 공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전에서 다시 빠른공과 승부해야한다"면서 "우리가 진짜 이겨야하는 건 대만이다. 전력 분석과 이미지 트레이닝 등을 통해 많이 공부하겠다"고 밝혔다. 4번타자·주장 박병호는 "솔직히 타격감에 오히려 안 좋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면서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빠른 공에 익숙하니까 모두 잘 대처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