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생애 첫 끝내기 KIA 박기남의 빨간 눈, 더 큰 감동
눈시울이 붉었다. 그는 "눈에 땀이 들어갔다"고 했지만 벅찬 감동만은 숨길 수 없었다. 박기남(33·KIA)이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개인 첫 끝내기 안타로 팀에 6-5, 짜릿한 승리를 안겼다.
4연패 위기에 처한 '타이거즈'를 구했다. KIA는 8회 나지완의 투런포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9회 마무리 투수 어센시오의 블론세이브로 5-5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9회 1사 2루에 박기남이 우익수 키를 넘기는 1타점 역전 끝내기 2루타를 치며 팀 3연패를 끊었다. 개인 1호, 시즌 23호, 통산 887호 끝내기였다. 다음은 박기남과의 일문일답.
-개인 첫 끝내기 안타였다. 눈이 충혈된 것 같은데. 우는 건가.
"아니다.(웃음) 땀 닦느라 그런 거다. 올해 부상으로 1, 2군을 오르내렸다. 경기에 자주 나서지 못하면서 힘들게 시즌을 보냈다. 가능한 타격감각을 많이 찾으려고 노력했다."
-3연패를 탈출했다.
"팀이 어려운 시기였다. 계속된 우천 순연으로 다들 감각이 떨어져 있었다. 나 역시도 그랬다. 역전에 재역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경기에 나선 선수들 때문이었다."
-오늘 이범호를 대신해 2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팀이 전반적으로 침체됐다. 경기에 나서면서 리드오프 김주찬이 출루하면 팀배팅을 하겠다고 생각했다. 김주찬이 8회부터 타격이 살아나면서, 나 역시도 기회를 얻었다."
-치는 순간 적시타를 예감했나.
"아니다. 직구가 배트에 정확하게 맞았다는 생각은 했는데, 정면으로 날아가서 잡힐 수도 있겠다고 봤다."
-오늘 경기로 자신감을 찾았을 것 같다.
"과거에는 수비 에러를 저지르면 반복해 실수를 했다. 오늘은 어려운 타구가 많이 안 왔다.(웃음)"
광주=서지영 기자saltdol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