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 오브 클랜'으로 유명한 핀란드의 모바일 게임사 슈퍼셀이 중국 IT기업 텐센트의 품에 안겼다. 텐센트는 슈퍼셀의 최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지분 73%와 슈퍼셀 전·현직 임원의 지분을 추가해 84.3%를 89억 달러(9조9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로써 텐센트는 PC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미국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에 이어 정상급 모바일 게임사까지 손에 넣게 됐다.
2010년 설립된 슈퍼셀은 '클래시 오브 클랜' '헤이더이' '붐비치' ‘클래시로얄’ 등 4개의 게임으로 세계적인 모바일 게임사로 떠올랐다. 매출만 해도 작년 기준으로 2조8000억원이나 된다. 국내 대표적인 모바일 게임사 넷마블게임즈(1조729억원)의 2배이다.
이렇게 잘 나가던 슈퍼셀이 굳이 텐센트의 품에 안긴 이유가 뭘까.
슈퍼셀은 세계 최대 단일 시장인 중국과 가입자가 3억명 이상인 포털 사이트 QQ를 갖고 있는 텐센트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일카 파나넨 슈퍼셀 CEO는 이번 빅딜에 응한 4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그 중 첫 번째는 텐센트가 독립적인 경영을 약속하고 핀란드에서 계속 머물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일카 CEO는 "텐센트가 작고 독립적인 팀(셀) 문화가 슈퍼셀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 우리는 핀란드에서 우리의 세금을 낼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번째 이유는 거대한 중국 시장에 대한 가능성이다. 일카 CEO는 "중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많은 게이머가 있다. 텐센트의 플랫폼은 3억명의 이용자를 갖고 있다. 텐센트와 함께 우리 게임에 많은 이용자를 가져올 수 있다. 소셜 플랫폼은 우리 게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슈퍼셀은 또 텐센트가 라이엇게임즈와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는 점도 높이 샀다. 마지막으로 슈퍼셀의 비상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빅딜을 수용한 이유로 꼽았다. 슈퍼셀은 작은 셀 단위로 개발이 이뤄지고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만족할 때까지 게임을 개발한다. 하지만 상장할 경우 장기간의 개발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또 이번 빅딜로 직원들에게 주식이 돌아가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일카 CEO는 "우리는 전 세계의 사람들이 수십 년 동안 플레이할 훌륭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며 "그런 점에서 텐센트를 선택한 것은 의외로 쉬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