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료는 17년 차 래퍼다. '1세대 여성 래퍼'로 오랜 기간 인정받았다. 지난 2000년 그룹 허니패밀리 객원 래퍼로 참여하면서 힙합씬에 첫 발을 내디뎠다.
2006년부터 브라운 아이드 걸스(이하 브아걸) 래퍼로 활동하며 걸그룹으로서의 매력도 뽐냈다. 이런 그가 엠넷 '언프리티랩스타3(이하 언랩3')'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본선 1차 공연에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역량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1세대 여성 래퍼'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맏언니다운 카리스마는 물론 재치있는 가사로 시청자들을 홀렸다.
이런 미료는 26일 '언랩3' 우승자 자이언트 핑크(이하 자핑)과 컬래버레이션 음반을 발매했다. '언랩3'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는 중이다.
최근 미료를 만나 '언랩3'의 뒷이야기와 브아걸의 10주년,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이하 일문 일답.
- 세미 파이널에 아쉽게 진출하지 못했다. "집중력이 살짝 떨어져 있는 상태라 아쉽지 않았다."
- 왜 집중력이 떨어졌나. "'언랩3' 때 너무 많은 긴장을 했다. 밤에 11시에 비트를 들려주고 다음날 오후 2시에 미션을 진행해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
- 전소연에게 패했는데. "소연이의 패기와 에너지에 졌다. 어느 누구라도 '떨어질 수 있겠다'라고 생각 했을 것이다. 현장 분위기와 표는 다르더라. 관중들의 마음을 더 얻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관중들은 다음 라운드를 보고 싶은 사람을 뽑았을텐데, 내가 그런 사람이 되지 못했다. 앞으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 '래퍼 1세대'다. '언랩' 참가하는데 고민했을 것 같은데. "작년에도 섭외가 들어왔는데 자신감이 없어서 요리조리 피해다녔다. 근데 끈질기게 연락이 왔다. 정말 어렵게 출연을 결정했다."
- 마음을 돌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아무것도 안 하면 마이너스도 없고 플러스도 없고 똑같다. 뭔가를 시도하면 변하는 게 있지 않을까 싶어서 출연을 결심했다."
- 17년 차 래퍼다. 부담은 없었나. "당연히 있었다. 대중들은 나를 '1세대 여성 래퍼'로 인식한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가서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비난을 견디기 힘들었다."
- 어떤 비난을 받을 것 같았나. "19세부터 16년을 랩과 힙합만 한 게 아니었다. 13년 간 가요계에 몸 담았던 시간이 더 길다. 랩에 대한 객관적인 채찍질을 받을 것 같았다."
- 대신에 '언랩3'를 하면서 얻은 게 있다면.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하기 전에는 스스로 '랩을 잘해'라고 생각했다. 여러 래퍼들과 경쟁하면서 부딪혀보고 신랄하게 평가를 받으니까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게 됐다. 인지도와 인기가 올라갔다. 물론 상대적으로 다른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인기를 많이 얻진 못했지만, 이 정도 올라간 것도 감사하다. 또 나 스스로 뭔가 자신감이 생겨서 좋다."
- '언랩3'에서 어린 친구들 보고, 생각이 남달랐겠다. "예전의 모습이 그리웠다. 소연와 지담이를 보면서 '나도 저런 패기가 있었는데'라고 생각했다. 그에 반해 공감능력은 그들보다 뛰어났다. 이건 경험에서 나오는 거다. 나도 그 친구들이 부러운 것처럼, 그 친구들도 나를 부러워 할 게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 '언랩3' 첫 촬영 때 기분이 어땠나. "그냥 긴장했던 것 밖에 기억이 없었다. '그렇게 하기 싫어하던 걸 하고 있구나'라며 촬영했다.(웃음)"
- 선글라스를 자주 쓰던데. "긴장 되고 시선 처리를 어떻게 할지 몰라서 썼다. 절대 멋있어 보이려고 썼던 건 아닌데, 다들 멋잇다고 하더라.(웃음)
- 처음 만난 '언랩3' 참가자들 실력은 어땠나. "자핑이 잘 한다는 생각을 했다. 또 소연이가 눈에 띄었다. 자기소개 사이퍼 할 때와 '무서워' 부를 때 동생이지만 멋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