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초였다. 박병호는 청주 한화전에서 이태양 상대로 '3구 연속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다음날 염경엽 넥센 감독은 "박병호가 3번 휘둘러 하나도 배트에 맞지 않고 삼진을 당한 것은 최근 3년간 처음이지 싶다"고 했다. 당시 박병호는 슬럼프 최저점이었다. 10경기 연속 홈런 침묵, 홈런이 안 나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10경기에서 36타수 6안타(타율 0.167) 12삼진, 장타는 2루타 1개 뿐이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 박병호는 첫 타석에서 안타를 쳤다. 다소 빗맞은 타구였다. 두 번째 타석 헛스윙 삼진이 더 눈길을 끌었다. 박병호는 우규민 상대로 2볼에서 '3연속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1차전 성적은 첫 타석 안타가 전부였다. 3타수 1안타 1삼진. 2차전에선 모두 주자가 없을 때 타석에 들어서 4타수 무안타 2삼진. 3차전에선 안타 1개를 치면서 4타수 1안타 2삼진이다. 3경기에서 11타수 2안타(0.182) 5삼진이다. 2안타는 모두 단타다.
슬럼프에 빠졌던 지난 7월 모습과 비슷하다. 단기전 홈런왕에 대한 상대 투수들의 집중견제, 상대 유인구에 대한 집중력 부족으로 박병호의 호쾌한 스윙이 나오지 않고 있다. 헛스윙 삼진도 자기 스윙이 아니라 빠지는 볼에 엉거주춤 따라나가는 스윙이다.
염경엽 감독은 "단기전은 정규시즌과 다르다. 시즌은 타율이나 성적이 연결이 된다. 그러나 단기전은 어제 못 친 것은 어제로 끝이다. 한 타석 잘 쳐서 팀이 승리하면 (타율이 낮더라도)그것만 기억된다. 어제까지 못한 것은 의미없다. 오늘 하나 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병호에 대해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모두의 기억에 남는 것은 너의 타율이나 안타 수가 아니라 5차전 9회 말에 터진 동점 홈런이다. 한 경기의 기록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남은 시리즈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면 그게 기억에 남을 뿐이니 지난 경기를 잊으라고 이야기해줬다"고 믿음을 보냈다.
박병호는 지난해 첫 포스트시즌(준PO)에서 첫 타석에서 솔로포를 날렸다. 5차전 9회말 2사 후 동점 스리런 홈런으로 전율케했다. 지난해 준PO 성적은 20타수 4안타 2홈런이었다.
지난 7월 박병호는 10경기 부진 끝에 339경기만에 4번타자를 놓고 선발 출장에서 제외됐다. 그러곤 경기 후반 대타로 나와 홈런을 때려냈다. 단기전에서 4번타자의 휴식은 있을 수 없다. 염 감독의 바람대로 박병호가 결정적인 한 방으로 살아날지 4차전 그의 타석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