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괴물신인' 오타니 쇼헤이(19·니혼햄)가 한 경기에서 '야수에서 투수로' 투타겸업에 나서는 진귀한 장면을 연출했다.
오타니는 지난 18일 소프트뱅크와의 홈경기에 5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8회에는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투타겸업을 시작한 이래 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야수에서 투수로 자리를 옮겼다. 이날 그는 야수로는 4타수 1안타, 투수로는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56km을 찍었다.
신인이 한 경기에서 야수에서 투수로 겸업에 나서는 일은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45년 만의 일이다. 종전에는 1968년 나가부치 요조가 긴테쓰시절 이룬 바 있다.
투수로 등판했다 야수로 자리를 옮긴 적은 있었다. 오타니는 지난달 19일 올스타전에서 5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6회부터 좌익수로 그라운드에 나서 2타수 무안타를 올렸다. 이는 지난 1996년 당시 오릭스 소속이었던 이치로(뉴욕 양키스) 이후 두 번째다.
이날 구리야마 히데키 니혼햄 감독은 6회 시작과 동시에 오타니에게 투수로 등판할 것을 지시했다. 오타니는 7회초 수비를 마치고 들어와 불펜에서 19개의 공을 던지면서 어깨를 풀었다. 8회 오타니가 마운드에 오르자 니혼햄의 라인업에는 지명타자가 해제되고 '5번 타자 겸 투수'가 표시됐다. 오비히로 구장에 모인 2만483명의 관중들은 투수 오타니를 향해 큰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오타니는 "구위도 몸의 밸런스도 나쁘지 않았다. 생각하는 곳에 공이 잘 들어갔다. 내가 등판해서 투수 한 명이라도 쉬게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유있는 등판이었다. 구리야마 감독은 "오타니의 등판 간격이 멀어서 오는 23일 오릭스전을 향한 컨디션 조절차원에서 구원 등판한 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지난 9일 지바롯데와의 원정경기에 중간계투로 나서 2이닝 동안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이후 등판 기록이 없었다. 오타니를 오는 23일 오릭스전에 선발 등판 시킬 예정이었던 구리야마 감독은 그 동안 그를 중간계투로 나서게 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려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마침 이날 경기가 2-6으로 뒤져 조금은 편한 상황에서 오타니를 등판시킬 수 있게 됐다. 오타니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투수로 7경기에 등판해 31⅔이닝을 던지고 2승·4.8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구리야마 감독이 이날 경기와 관련해 "부상을 고려해 선수를 위해서는 잘못된 일"이라고 말해 다수의 일본 언론은 '더이상 오타니가 한 경기에서 투타를 겸업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