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국인 투수 옥스프링이 '호랑이 사냥꾼'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패전 위기에 몰렸다.
옥스프링은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선발 등판했지만, 5이닝 동안 8피안타 3볼넷을 내주고 5실점을 기록했다. 총 105개를 던진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3개를 기록했다. 최고 구속 147㎞를 기록한 직구를 비롯해 커브, 커터,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삼진은 5개를 뽑아냈다. 옥스프링은 팀이 1-5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와 패전 위기에 몰렸다.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투구였다. 옥스프링은 4회 2사까지 완벽한 투수를 선보이며 KIA 타선을 압도했다. 직구는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파고 들었고, 낙차 큰 커브는 KIA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브렛 필에게 첫 안타를 내준 뒤 급격히 흔들렸다. 나지완에게 볼넷을 허용해 2사 1·2루 위기를 맞았고, 안치홍의 1타점 우전 안타로 동점을 허락했다.
옥스프링은 5회에도 고전했다. 볼넷과 안타, 희생번트로 1사 2·3루 위기를 맞았고, 신종길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좌익수 박종윤의 타구 판단 미스가 아쉬움을 남겼다. 필의 내야 땅볼 상황에서는 3루수 황재균이 더듬는 바람에 추가 실점했다. 6회에는 하위 타순에게 연속 4안타를 내주며 2실점했다. 결국 김시진 롯데 감독은 옥스프링의 교체를 지시했다.
너무 완벽을 추구하려고 한 것이 '독'이 됐다. 옥스프링은 4회 2사까지 완벽한 제구력을 선보이며 상대를 틀어막았다. 하지만 이후 안타와 볼넷을 내주는 과정을 보면 너무 제구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제구가 흔들리는 과정에서 스트라이크존 근처로 공을 던지려고 했다. 하지만 공이 스트라이크존에서 한 개 정도 더 빠지면서 볼 판정을 받는 일이 잦았다. 자연스럽게 공 개수가 늘어났고, 실투까지 나오면서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옥스프링은 올 시즌 KIA를 상대로 1승1패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 '호랑이 사냥꾼'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날 역시 경기 초반 내용만으로는 좋은 결과가 예상됐다. 그러나 제구력이 흔들리면서 호랑이에게 물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