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와 LG의 준플레이프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김경문 NC 감독과 양상문 LG 감독은 3차전을 마치고 닮은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
김경문 감독에겐 2루수 박민우(21), 양상문 감독에겐 유격수 오지환(24)이다. 두 선수는 수비에선 내야의 핵심 플레이어, 타선에서도 1번(박민우)과 2번(오지환)에 배치돼 있다. 무엇보다 두 젊은 선수들은 각각 팀의 미래를 짊어질 주축 선수다. 두 감독의 이들의 부진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고, 4차전 과연 어떤 해법을 들고 나올지 기대된다.
박민우는 2차전 9회 결정적인 포구 실책으로 '불운의 아이콘'이 됐다. 3차전에도 톱타자, 2루수로 출장했으나 4회 손시헌의 빗나간 송구를 잡지 못했다. 손시헌의 실책이지만, 2차전 실책과 오버랩되면서 박민우의 플레이는 점점 위축됐다. 5회 이진영의 타구를 처음으로 2루수 땅볼로 처리했고, 6회 김용의의 땅볼을 잡다가 약간 발이 꼬였다.
김경문 감독은 7회 수비부터 박민우를 지석훈으로 교체했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은 "아무래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스텝이 꼬이는 것 같아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톱타자로서 박민우는 부진 중이다. 3경기 타율은 0.091이다. 11타수 1안타. 1차전 4타수 무안타, 2차전 4타수 1안타, 3차전 3타수 무안타다. 수비에 가려졌지만, 공격에서도 시즌 때 활약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오지환이 고민거리다. 3차전 오지환은 희생번트를 두 차례나 실패했다. 0-2로 뒤진 1회 무사 1루에서 번트를 댔으나 포수 뜬공, 2-3으로 뒤진 7회에도 무사 1루에서 번트 타구는 포수 파울플라이로 아웃됐다.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오지환은 2번 타순에서 작전 수행 능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양상문 감독은 3차전 패배 후 "오지환이 번트를 잘 대지 못하는데, 작전을 낸 내 잘못이다. 4차전에는 번트 연습을 더 시켜보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3경기서 15타수 2안타, 타율 0.133으로 박민우와 비슷한 처지다. 가끔 호쾌한 장타를 터뜨리는 오지환을 2번에 배치했으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선수 기용에 뚝심을 갖고 있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오히려 선수가 심적인 부담을 겪는다면 다시 생각할 수 있다. 백업 2루수로 지석훈이라는 괜찮은 대안이 있기 때문이다. 톱타자 임무는 시리즈 들어 잘 치고 있는 김종호(10타수 4안타)의 대체 카드도 있다. 김종호를 톱타자로 올리고, 지석훈을 2루수로 선발 출장시킬 수 있다.
오지환은 유격수 수비에서 대체할 선수가 마땅치 않다. 경기 후반 1~2이닝은 몰라도, 선발로 나설 유격수가 LG 벤치에 없다. 오지환은 2번에 계속 둔다면, 번트 같은 작전보다는 선수에게 맡기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아니라면 번트 능력이 좋은 김용의(10타수 3안타, 희생번트 1회 성공)를 2번으로 올리고, 오지환을 하위 타순으로 내리는 것이 타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단기전, 흐름은 경기마다 이닝마다 바뀐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도 팀의 미래를 위해 생각해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