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화 안방마님 조인성-정인모의 '나누는 효과'
한화 안방이 '나누는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조인성(39)이 띠동갑 후배 정범모(27)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돼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 선수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의 곁에서 조력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베테랑 선배가 필요하다. 때로는 코치보다 선수를 더 잘 이해하고, 다독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경험이 중요시 되는 포지션인 포수 부문에서는 더욱 그렇다. 정범모는 "요즘은 조인성 선배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그는 "언제나 동생처럼 생각하고 챙겨주시니까 상황상황에 따른 어려운 부분들을 얘기하고 배운다. 조인성 선배님이 있어서 정말 좋다"고 웃었다.
주위에서는 조인성이 온 후로 정범모의 수비와 공격이 많이 향상됐다고들 평가한다. 정범모의 시즌 성적은 56경기 출장해 4홈런 16타점·타율 0.258(124타수 32안타)로, 지난해와 비교해 모든 부분에서 향상된 수치다. 지난 7월31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5타수 4안타(1홈런) 5타점을 쓸어담으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 노릇을 하기도 했다. 정범모는 "코치님도 계시지만, 인성 선배의 조언이 큰 힘이 된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 더 욕심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조인성은 지난 6월4일 트레이드를 통해 SK에서 한화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당시 손가락 부상에 시달렸던 그는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치료에만 전념해야 했다. 이후 1군에 복귀해 정범모와 플래튠 시스템으로 한화의 안방을 든든하게 지켜내고 있다. 조인성은 "내가 나이가 어린 것도 아니고, 범모와 함께 경기에 나가는 것에 대해 '왜 내게 기회가 더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한화에서 나를 데리고 온 것도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도 있겠지만, 범모같은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도와달라는 의미도 함께 있을 것이다"면서 "범모가 참 살갑게 대한다. 이것 저것 얘기해주면 정말 잘 알아듣고,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일 줄 안다"고 칭찬했다.
조인성은 정범모에게 조언을 하는 과정에서도 '후배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는다. 그는 "'넌 이게 잘못 됐어', '왜 그렇게 하니' 등의 표현은 쓰지 않는다. 자칫 범모가 위축되고, 자존심 상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난 이렇게 했는데, 너도 한 번 해볼래'라는 식의 간접 화법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정범모도 그런 선배 조인성의 배려를 알기에 더욱 살갑게 다가갈 수 있다고 했다.
최원호 XTM 해설위원은 "조인성의 영입은 한화 센터라인의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조인성으로 인한 다른 포수들의 기량 향상도 상당히 기대해볼 만 하다. 정범모가 점차 안전되고 있는 것도 조인성의 효과가 있다"고 평했다.
대전=김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