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잉글랜드 수비수 제이미 캐러거(38·은퇴)가 슬로바키아전 이후 남긴 말이다.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잉글랜드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16 조별리그에서 평균 6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음에도 결과는 1승 2무에 그쳤으며, 득점도 3골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공격의 마침표를 찍어 줄 선수가 없었다. 캐러거는 “잉글랜드에는 디미트리 파예,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가레스 베일, 케빈 데 브루잉, 메수트 외질과 같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를 찾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라힘 스털링(22·맨체스터 시티) 역시 비난을 피해갈 수 없었다. 스털링은 지난 러시아전과 웨일스전에서 선발 출전했으나 위협적인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드리블 돌파로 상대팀 수비를 흔들며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어야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오히려 스털링이 빠지자 잉글랜드의 공격이 살아났다. 잉글랜드의 로이 호지슨(69) 감독은 지난 웨일스전에서 후반전 시작과 함께 스털링 대신 다니엘 스터리지(27·리버풀)를 투입하며 효과를 톡톡히 봤다.
잉글랜드의 공격은 교체 투입된 스터리지와 제이미 바디(29·레스터 시티)를 앞세워 활기를 띄기 시작했고, 이내 두 선수가 연속골을 터트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스털링은 이어진 슬로바키아전에서는 벤치를 지키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팬들의 불만도 폭발했다. 잉글랜드 축구 팬들은 스털링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퍼부었으며,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스털링의 귀국을 위한 모금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가 스털링에게서 등을 돌린 것은 아니었다. 잉글랜드의 주장 웨인 루니(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기자회견은 통해 “스털링은 잉글랜드의 큰 자산이다. 그는 환상적이며 경기의 흐름을 뒤바꿀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그의 태도와 마음가짐을 의심한다면,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라며 스털링을 옹호했다.
그러면서 “내 생각에 스털링의 마음가짐에는 문제가 없다. 그는 항상 열심히 노력하며, 훈련이 끝난 후에도 남아 있다”라고 덧붙였다.
잉글랜드도 스털링에게 희망을 걸 수 밖에 없다. 아이슬란드와의 16강전에서 스털링을 선발 출전 시킬 수 밖에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당초 스털링은 더 이상 선발 명단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활약을 펼쳤던 아담 랄라나(27·리버풀)가 부상을 당한 것이다.
잉글랜드 복수의 매체는 27일 랄라나가 왼쪽 발목에 아이스 팩을 한 채 이동하고 있는 모습과 함께 스털링이 해리 케인(23·토트넘)·스터리지와 함께 아이슬란드전에 선발 출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버풀의 전설적인 선수 필 톰슨(62)은 팬들에게 스털링을 향한 격려를 당부했다. 그는 “스털링은 실수할 때마다 팬들의 비난을 의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라며 스털링을 걱정했다.
톰슨은 “나는 스털링이 1차전에서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좋지 않았을 뿐이다. 2차전에서는 이른 시간에 교체되며 기회를 잃고 말았다”라며 스털링을 옹호했다.
그러면서 “나는 리버풀 시절 자신감이 넘치던 스털링의 모습을 기억한다. 어려운 결정일지라도 그를 출전시키는 것은 옳은 선택이 될 것이다”라며 스털링에게 변함없는 믿음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