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태군은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13으로 패한 이후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고 했다. 그는 "포수는 팀의 자존심인데, 내가 무너져서 화가 났다. 상대가 LG였기 때문에 더 그랬다"고 말했다. 친정팀에 대한 옛 정도 있지만, LG에 만큼은 절대 지고 싶지 않은 그다. 김태군이 이번 시리즈에서 자신을 더욱 바짝 조이는 이유다.
김태군은 지난 2008년 LG에 입단했다. 입단 후 주로 조인성의 백업 또는 2군에서 활약했던 그는 2012년에 FA(프리에이전트) 신분으로 SK로 이적한 조인성을 대신해 1군에서 꾸준히 출장 기회를 얻었다. 당시 김태군은 프로 데뷔 처음으로 100경기에 출장하면서 올스타에도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그렇게 그는 LG의 새로운 안방마님으로 자리매김하는 듯 했다.
하지만 2012시즌 후 LG는 김태군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시켰고, 그는 특별지명 선수로 신생팀 NC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당시 김태군은 팀이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을 지워낼 수 없었다. '보란듯이 성공하겠다'는 동기부여가 강하게 됐다.
NC로의 이적은 김태군의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NC에서 그는 주전 포수로 성장했다. 올 시즌 김태군은 109경기 출장해 23타점·타율 0.262를 기록했다. 수비 부담이 많은 포지션임에도 공수에서 안정적인 역할을 해줬다는 평가다. 더욱이 NC가 올해 구단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내면서 김태군의 존재감은 더욱 빛이 났다. 그리고 준플레이오프 상대는 공교롭게도 'LG'였다. 김태군은 "이런 순간을 늘 꿈꿔 왔다. 내가 경기에 주전으로 나설 수 있을 때 LG와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을 수 있어서 기쁘다. 꼭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을 야구의 첫 경험은 생각만큼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NC는 LG와의 준PO 1차전에서 선발 이재학의 부진과 타선의 응집력 부족으로 4-13으로 대패했다. 김태군은 "지고난 후에 팀에 너무 미안했다. 내 자존심보다 우리 팀의 자존심이 먼저 무너진 것 같아 화가 났다"면서 "돈을 주고도 못하는 경험을 했다. 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혀 지지 않을 기억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음을 다잡았다. 김태군은 "내가 LG 타자들을 잘 아는 만큼 LG도 나를 잘 안다. 김정민 배터리 코치님은 나를 어렸을 때부터 가르쳐주신 분이기에 이 부분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면서 "다른 건 없다. 시즌 때처럼 야구를 하는 3시간 만큼은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