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PS)는 확실히 달랐다. NC가 믿었던 외국인 투수 삼총사에게 발등을 찍혔다.
NC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에서 3-11로 졌다. 지난 3차전에서 4-3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플레이오프(PO) 불씨를 다시 이어갔던 NC는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가을 축제에서 물러나게 됐다.
정규시즌 내내 1~3선발을 맡았던 용병들이 줄줄이 고전했다. 지난 19일 1차전에서 ⅔이닝만에 조기 강판한 이재학을 대신에 마운드에 오른 웨버가 시작이었다. 웨버는 이날 4⅓이닝 동안 6피안타 2피홈런 3실점(2자책점)에 그쳤다. 팀이 0-3으로 뒤진 1회 2사 1·2루에 등판한 그는 몸을 풀 겨를도 없이 급하게 마운드에 올랐고, 홈런 2방을 얻어맞았다. 절치부심. 웨버는 25일 열린 4차전에 선발로 나서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3회 고비를 넘지 못하고 3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2실점한 뒤 조기강판했다.
성실함의 대명사 에릭의 불운은 포스트시즌에서도 끊어지지 않았다. 에릭은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준PO 2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그는 3⅓이닝 동안 총 73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3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1회 선두타자 정성훈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4회 1사 1루에는 스나이더에게 2점 홈런을 맞았고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다.
'에이스' 찰리도 이름값에는 다소 못미쳤다. 찰리는 마산지역에 내린 비로 2차전이 두 차례나 순연되면서 결국 등판이 무산됐다. 지난 24일 열린 3차전 선발로 나선 그는 5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점) 했다. 3-2로 앞선 상황에 임창민에게 마운드를 넘긴 그는 승리 투수가 됐다. 그러나 조금 더 긴 이닝을 끌고 가 불펜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줬다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NC는 외국인 농사를 잘 지은 대표적인 팀으로 꼽힌다. 신생팀 NC는 투수 3명과 타자 1명을 뽑아 다른 팀보다 외국인 투수 1명을 더 보유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다. 그러나 찰리, 에릭, 웨버가 충실하게 선발 마운드를 지켰다. 찰리는 노히트 노런을 기록 달성과 함께 11승 8패 평균자책점 3.81로 2년째 에이스가 됐다. 에릭은 8승8패 평균자책점 4.01, 웨버는 9승6패 평균자책점 4.58를 기록했다. 둘 모두 두자리 수 승수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착실하게 기본 이닝을 끌고가며 팀에 보탬이 됐다. 에릭은 올해 팀에서 가장 많은 16번의 퀄리티스타트(QS·6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하며 팀원들의 믿음을 샀다. 김경문 NC 감독은 이번 PS에서 외인들을 굳게 믿었다. 그러나 한국무대에서 처음 맞이하는 PS에서 자기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