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델만은 후반기 첫 등판인 20일 대구 한화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7이닝을 소화한 것은 시즌 네 번째. 지난 5월 31일 대구 kt전 이후 무려 50일 만이었다. 팀이 0-1로 패해 시즌 6승 달성을 다음으로 미뤘다. 그러나 눈여겨볼 부분은 과정이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전후로 준비한 '변화'가 맞아떨어졌다.
아델만은 광주 원정이 치러진 지난 18일 전반기 부진(5승7패 평균자책점 5.70) 이유로 일관성 부족을 꼽았다. 그는 "(공을 던질 때)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나오는 게 문제였다. 오치아이 에이지, 정현욱 코치와 함께 보완해 이 부분을 수정했다"며 "이번 오프시즌 때 더 나은 투구 폼이라고 생각해 교정했는데 그 부분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미국에서 사용한) 원래 투구 폼으로 돌아가려 했고 그 과정을 치러 냈다"고 말했다. 지난겨울 삼성과 계약한 뒤 미세하게나마 투구 폼에 손댔지만, 결과가 기대 이하였다. 고심 끝에 KBO 리그 생존을 위해 원상 복구를 택했다.
핵심은 오른손 투수가 공을 던질 때 축이 되는 오른발이다. KBO 리그 데뷔 이후 줄곧 투구 시 오른발이 꽤 많이 접혔다. 하지만 한화전에선 기존보다 덜 접으면서 투구했다. 얼핏 봤을 땐 분별하기 쉽지 않은 차이지만 투구에 미치는 영향은 컸다. 오치아이 코치는 "(폼을 수정하기 전엔) 아델만의 뒷다리가 죽었다. 즉 자주 무너졌다"며 "약 한 달간 이 부분을 수정했다. 한화전에서 던지는 것을 보니 뒷다리가 무너지지 않았다. 다리를 들고 서 있을 때 그 모습이 예뻤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선수가 느끼는 효과는 어땠을까. 아델만은 "투구할 때 잠시 멈추는 것을 바꿨다. 통통 튕기던 바운스를 줄이고 바로 앞으로 나가는 것으로 변화를 줬는데, 그 결과 방향성이 좋아지고 뒷다리로 힘을 모아 던지게 됐다"고 말했다. 오른발이 버텨 주면서 좀 더 안정감이 생긴 셈이다.
2016년 빅리그에 데뷔한 아델만은 2년 차던 지난해 신시내티에서 1선발을 맡았다. 앤서니 데스클라파니·브랜던 피네건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이탈하면서 에이스 임무를 수행했다. 결과를 떠나 빅리그 1선발 출신이 KBO 리그에 온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 때문에 전반기가 끝난 뒤 퇴출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힘겨운 5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삼성은 아델만과 올 시즌을 끝까지 하기로 결정했고, 선수는 변화를 택했다.
시즌 중 투구 폼을 바꾸는 결단이 일단 한화전에선 통했다. 향후 등판에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