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무뢰한'이 제5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에 감독상과 여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됐다. 함께 오른 후보 면면을 살펴보면, 쟁쟁하다. 감독상 부문은 류승완(베테랑)·우민호(내부자들)·이준익(동주)·최동훈(암살) 등이 함께 후보에 올랐다. 여자 최우수 연기상 부문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전도연은 김혜수(차이나타운)·이정현(성실한나라의앨리스)·전지현(암살)·한효주(뷰티인사이드)와 함께 최우수 연기상 트로피를 두고 경쟁을 벌인다. 물론 '무뢰한'도 다른 후보들에겐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다. 치열한 경합 속에서 '무뢰한'이 수상의 기쁨을 누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제52회 백상예술대상은 6월 3일 오후 8시 30분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개최된다. JTBC PLUS 일간스포츠가 주최하며 조인스 문화사업 부문이 주관한다. JTBC·JTBC2로 생방송되며 중국 아이치이서 동시 동영상 생중계한다. 스타센추리·르노 삼성이 협찬한다.
▶감독상 후보 오승욱 '무뢰한'은 오승욱 감독의 15년 만의 신작이다. 큰 틀에서 '무뢰한'의 이야기는 심플하고 익숙한 하드보일드 장르다. 살인자를 검거하기 위해 살인자의 여자에게 접근한 형사가 결국 그 여자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내용이다. 단순한 이야기의 구조지만, 영화는 '무뢰한' 만의 특별함이 있다. 연출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오승욱 감독은 각 인물들의 내면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살인자 박준길(박성웅)을 대하는 김혜경(전도연)의 마음과 형사 정재곤(김남길)에게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빠져드는 김혜경의 마음을 오가며 복잡한 심리를 표현했다. 정재곤 캐릭터도 내면을 깊이감 있게 그려냈다. 형사로서의 본분과 김혜경을 향한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감정 라인을 따라가다보면 관객도 어느 새 영화의 중간에 들어가 있는 착각을 들게 한다. 영화의 색감이나 앵글의 구도를 통해 아슬아슬하면서도 오묘한 느낌도 냈다. 다각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주목 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다. 칸이 주목한 감독, 영화가 백상에서도 빛을 볼지 기대감이 모아진다.
▶여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 전도연 '칸의 여왕' 전도연의 연기는 명불허전이었다. 자칫 드라이해보일 수 있는 캐릭터가 전도연을 만나 입체적으로 완성됐다. 전도연의 열연에 힘입어 영화의 완성도와 품격이 업그레이드 됐다. 극 중 살인자 남자친구를 위해 많은 걸 희생하고 사는 술집 마담 김혜경을 연기했다. 삶에 찌들어 있고, 빛이 보이지 않는 미래와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사는 캐릭터를 소화했다. 독한 남자들 사이에서 더 독한 척 살아가지만, 사실은 지칠대로 지치고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인물이다. 확고하고 뚝심있게 몰고가는 전도연의 연기에 러닝타임 118분이 금세 지나갔다. 이견이 없는 '명품 연기' 덕에 지난해 '무뢰한'으로 상복도 터졌다. '부일영화상'과 한국영화기자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고 눈시울을 붉혔다. "수많은 작품 속에서 김혜경이 돋보였던 건 오승욱 감독님 덕분"이라며 감사인사를 전한 전도연이 '무뢰한'으로 또 한 번 백상에서 기쁨의 순간을 만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