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IS] 못된 진행은 버렸다…꾸중 듣는 강호동이 주는 즐거움
강호동이 못된 진행을 버렸다. '강심장' 보다 힘이 빠졌고 '스타킹'보다 데시벨이 줄어들었다. '신서유기' '아는형님'부터 시작된 '이빨 빠진 호랑이' 강호동이 그 모습으로 토크쇼에 임했다.
강호동은 지난 15일 5년 만에 올리브 예능 프로그램 '토크몬'으로 토크쇼 MC로 컴백했다.
'토크몬'은 토크 고수 '마스터'가 초대 손님으로 나온 토크 '몬스터'와 짝을 이뤄 토크 배틀을 펼치고, 토크왕인 '킹스몬'을 뽑는 프로그램이다. 강호동은 '섬총사'부터 함께해 온 정용화와 MC로 호흡을 맞췄고, 강호동이 가면 따라오는 이수근이 뒤를 받쳤다.
베일을 벗은 '토크몬'에서 강호동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강호동에겐 플러스가 되는 지점이다. 강호동은 앞선 토크쇼들에서 '과하다' '시끄럽다' 등 과도한 리액션에 대한 지적을 받아 왔다. MC로서 호불호가 갈렸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토크몬'에서 강호동은 '꾸중 듣는 MC'에 가까웠다. 핀잔은 이수근이 담당했다. 강호동이 130kg의 천하장사 시절을 생각하자 이수근은 "가마꾼들이 힘든 것은 생각해 보지 않았냐"고 구박했고, 강호동은 "그건 생각 못 했다. 미안하다"며 민망해했다. 기존 강호동의 캐릭터라면 이수근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났겠지만 지금의 강호동은 전혀 달랐던 것. 이는 '신서유기'와 '아는형님' 등 프로그램에서 후배들 혹은 게스트에게 공격(?)을 당하고 그것을 그대로 흡수하는 모습과 일맥상통했다.
그 결과, 강호동에게 시선이 쏠리기보다 게스트가 자연스럽게 돋보였고, 그의 배려심은 더욱 빛이 났다. 또 강호동은 평소에도 남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이 때문에 예능에 익숙지 않은 게스트는 자연스럽게 토크에 임할 수 있었던 것. '토크몬' 이후 가장 화제가 된 게스트 정영주는 16일 일간스포츠에 "강호동은 귀엽고 따뜻했다. 실제로 악수했을 때 손이 참 따뜻했다"며 강호동의 자상함에 감사함을 표현했다.
'토크몬' 박상혁 PD도 16일 일간스포츠에 "강호동이 예전에 '못된 진행'을 했다면, 요즘은 '행복전도사'다. 예전과 달리 편안한 MC"라며 "힘을 빼고 편안하게 진행하는 강호동의 새로운 모습을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것 같다. 더불어 강호동과 호흡이 잘 맞는 정용화 그리고 이수근·홍은희 등 마스터들의 케미스트리가 프로그램에서 돋보였다"고 밝혔다.
'토크몬'의 첫 방송이 '강심장'의 포맷을 차용하며 댄스 신고식 등 다소 옛날 토크쇼의 느낌이 강해 호불호가 갈렸지만, 이제 첫 방송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강호동의 모습은 충분히 새로웠다.
한편, '토크몬'은 케이블, IPTV, 위성이 통합된 유료 플랫폼 가구 시청률에서 평균 2.7%, 최고 3.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tvN·올리브 합산)를 기록했다.
이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