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다음달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 중국전을 치른다. 그리고 6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2차전 시리아 원정에 나선다. 슈틸리케 감독은 22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빌딩 컨벤션홀에서 1, 2차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 21명을 발표했다. 월드컵 본선을 향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된 것이다.
중국과 시리아전은 최종예선의 시작을 알리는 경기다. 반드시 승리로 초반 기세를 올려야 한다. 1, 2차전 결과가 최종예선 전체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슈틸리케 감독은 최정예 멤버를 불러들였다. 그렇지만 그 속에 배려가 담겨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나섰던 공격수 손흥민(24·토트넘)과 석현준(25·트라브존스포르)은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특히 석현준은 최근 포르투에서 트라브존스포르로 이적했다. 소속팀 적응이 필요한 시기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은 깊었다. 그렇다고 최종예선의 시작을 알리는 두 경기를 이들 핵심 공격수 없이 치를 수는 없다. 그 고민 끝에 찾아낸 해답이 바로 '공격수 이원화 전략'이다. 손흥민은 1차전만 뛰고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손흥민이 빠지면 2차전에서 그 자리를 석현준이 채운다.
슈틸리케 감독은 "토트넘과 9월 A매치 2경기 모두 차출하지 않는 조건으로 합의를 했다. 그래서 손흥민은 중국전만 뛰고 토트넘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석현준은 올림픽 기간 중에 트라브존스포르로 이적했다. 지금 소속팀에 복귀했고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며 "그래서 석현준을 배려해 중국전에 소집하지 않기로 했다. 석현준은 시리아전만 뛴다"고 설명했다.
이런 전략을 시도할 수 있었던 자신감은 황희찬(20·잘츠부르크) 발탁과 무관하지 않다. 손흥민과 석현준을 함께 활용하지는 못하지만 그 공백을 황희찬이라는 젊음으로 채울 생각이다. 황희찬은 리우 올림픽에서 손흥민, 석현준과 함께 뛰며 좋은 시너지효과를 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올림픽 4경기를 모두 지켜봤다. 황희찬이 4경기 모두 기복 없이 잘 뛰었다. 꾸준함을 보고 A대표팀에 불렀다"며 "기술력과 스피드를 이용해 중국의 뒷공간을 무너뜨릴 수 있는 선수"라고 확신했다.
이청용(28·크리스탈 팰리스)의 복귀도 공격력의 큰 힘이다. 이청용은 지난 6월 스페인-체코 원정 2연전에서 발탁되지 못했다.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청용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과 함께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청용은 프리 시즌을 다 소화했다. 또 리그 개막 뒤 두 경기 선발로 나와 활약했다"며 "꾸준히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이청용을 제외할만한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공격진의 자신감을 믿고 중국부터 무너뜨릴 생각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전에 대한 중요성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된다. 최종예선의 첫 경기다. 시작을 잘 해야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