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KIA를 상대했다. 마운드가 흔들리면서 홈런 2방을 허용했고, 6회까지 0-7로 끌려갔다. kt는 7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심우준이 중전 안타를 날렸다. kt는 박기혁을 대신해 대타 김영환을 투입했다. 김영환은 바뀐 투수 최영필을 상대로 볼카운트 0-2의 불리한 상황에 몰렸다. 그리고 최영필의 3구째 떨어지는 공에 헛스윙을 했다. 헛스윙 삼진에서 백용환이 공을 잡지 못해 폭투가 나왔다.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황을 인지한 김영환은 1루까지 뛰어갔다. 그런데 베이스를 밟은 뒤 갑자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KIA 1루수 브렛 필이 최영필에게 '공을 던지라'고 신호를 보냈다. 최영필의 1루 송구를 받은 필은 베이스를 찍었다. 그러나 이미 김영환은 아웃 판정을 받았다. 심판진은 김영환이 주루를 포기한 것으로 판단하고 아웃을 선언했다.
심판진은 야구 규칙 7.08 A 2항을 이유로 들었다. '1루를 밟은 후 베이스 라인에서 벗어나 다음 베이스로 가려고 하는 의사를 명백히 포기하였을 경우'에 해당된다. 해당 항목의 [원주]에는 '1루를 밟은 주자가 플레이가 종료된 것으로 착각하여 베이스 라인을 떠나 덕아웃 쪽이나 수비 위치로 향했을 때 그런 행휘가 주루 의사를 포기한 것으로 심판원이 판단했을 경우 그 주자에게 아웃을 선고한다. 아웃이 선고되더라도 다른 주자에 대해서는 볼 인플레이 상태가 계속된다'는 설명이 있다.
김영환의 주루 포기는 2아웃 상황에서 발생했다. 따라서 이닝은 자연스럽게 종료됐다. 조범현 kt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심판진에게 항의를 했다. 문승훈 구심은 "주루 포기 아웃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김영환의 아웃 기록은 낫아웃 폭투 출루 후 주루 포기 아웃으로 남았다. 심판진의 아웃 판정 이유와 별개로 KBO 공식 기록원은 '투수가 1루수에게 공을 던져 아웃(1-3A)'으로 표기했다.
김영환은 왜 더그아웃으로 들어갔을까.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영환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때 김민재 1루 주루 코치의 저지가 없는 점을 미뤄보면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아웃이 된 줄 알았거나, 본인이 대주자로 교체될 것으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kt 관계자는 "경기 중이라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주루 포기 아웃'은 좀처럼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아웃 상황이다. KBO 관계자는 "주루 포기 아웃 사례가 이전에 있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공식적으로 카운트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