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20일 오후 "김동주와 면담을 통해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두산은 김동주에게 은퇴와 함께 코치직을 제안했으나, 김동주는 선수로 더 뛰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내 방출을 요청했다.
김동주는 지난 2012년 FA 자격을 얻어 3년간 총액 32억원에 계약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고, 구단과 재계약을 해야 하는 처지였다. 그러나 김동주는 올해 1군에 단 1경기도 뛰지 못한 채 2군에 머물렀고, 시즌 도중 "나를 쓰지 않는다면, 팀에서 나를 풀어달라"는 폭탄 선언을 하기도 했다. 시즌 종료 후 거취를 재논의하기로 일단락됐고, 결국 두산과 김동주는 서로 이별하기로 결정했다.
1998년 OB(두산의 전신) 입단 당시의 김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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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는 1998년 OB(두산의 전신)에 입단했고, 당시 김인식 OB 감독은 신인인 김동주를 데뷔 첫 해부터 4번 타자로 기용했다. 외국인 선수 우즈가 5번에서 받치며 공포의 타선이 탄생했다. 대졸 신인으로 4번타자 중책을 맡은 김동주는 주위의 우려를 딛고 24홈런을 기록하며 단번에 두산 타선의 중심타자가 됐다. '신인타자 24홈런'은 1998년 김동주 이후로 다시 나오지 않는 기록이다.
김동주는 통산 273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고, 잠실구장에서만 131개의 홈런을 때려 '잠실 홈런왕'이다. 역대 어느 타자도 잠실구장에선 김동주보다 많이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없다. 역대 2위가 우즈의 90개, 3위는 심정수(은퇴)의 76개다. 당분간 깨지지 않을 기록이다.
2000년에는 롯데의 외국인 투수 기론을 상대로 잠실구장 좌측 외야 관중석을 넘어가 장외로 떨어지는 150m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잠실구장 개장 이래 최초 장외 홈런. 지금도 잠실구장 앞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 5번 출구 옆에는 김동주의 장외 홈런을 기리는 기념 동판이 있다.
김동주는 2001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 됐고, 2004년까지 꾸준히 4번타자로 활약했다. 2005년 잔부상과 2006년 WBC에서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주춤했지만, 2011년까지도 여전히 '두목곰'의 장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2012시즌 FA 계약을 맺고는 부상으로 66경기 출장에 그쳤고, 2013년에는 28경기만 뛰었다. 선수단 분위기를 저해한다는 얘기가 들렸고, 올해 지난해 2군에서 김동주를 지켜본 송일수 전 감독이 부임했지만, 김동주는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두산에서 17시즌을 뛰면서 통산 1625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9 273홈런 1097타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