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회사들이 2014년 생존전쟁을 위한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새 수장을 세우고, 경영진의 역할을 재조정하는 등 조직정비에 나서고 있다. 설날 이후 본격적으로 펼쳐질 게임업계의 치열한 경쟁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라이엇게임즈 한국 새 수장 선임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PC 온라인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롤)'의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는 최근 한국지사의 수장으로 이승현(42) 대표를 선임했다. 지난해 합류해 대외 및 운영·서비스 총괄 상무를 맡았던 이 신임 대표는 기존의 오진호 한국 대표가 미국 본사의 해외사업 총괄 매니징 디렉터로 가게 되면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원래 게임업계 출신은 아니지만 SK텔레콤과 리드스톤 투자 자문, NHN 등을 거치면서 전략·사업·투자·인사 등 다방면에서 능력을 갖춘 것이 높이 평가됐다.
이 신임 대표는 올해 많은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우선 하반기에 국내에서 첫 개최되는 '롤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롤드컵은 지금까지 미국에서 개최됐으며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다. 또 정치권 등에서 제기하고 있는 청소년의 롤 과몰입 문제에 대해 방어해야 한다. 오진호 전 대표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청소년 보호를 위해 '쿨링오프제(일정 시간이 되면 게임이 자동으로 종료되는 제도)'를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어 어떤 식으로든 대응해야 한다.
NHN엔터 새 대표 세운다
NHN엔터테인먼트도 조만간 새로운 수장을 세울 전망이다. 이은상 대표가 지난해 11월부터 건강상의 이유로 장기 휴가를 내면서 수장 자리가 사실상 공석이다. 다음달 1일 새로운 3개의 개발 및 서비스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큰 변화를 시도하는 NHN엔터로서는 계속 자리를 비워 둘 수 없다.
NHN엔터의 새 수장으로는 현재 대표 직무 대행을 맡고 있는 정우진(39) 사업센터장이 유력하다. NHN엔터는 오는 29일 임시주총에서 정 사업센터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2000년 NHN에 합류한 정 사업센터장은 USA 사업개발그룹장과 캐주얼게임사업부장 등 게임사업의 중요한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해 8월 NHN에서 분할·독립하면서 사업센터장이 돼 온라인 게임 '에오스'와 모바일 게임 '포코팡'을 성공적으로 론칭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사업센터장이 NHN엔터의 새 수장이 되면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고스톱·포커류 게임 규제에 따른 매출 감소를 메울 방안과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흥행작을 내놓아야 한다.
위메이드 경영진 최전선으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최고 경영자 중심으로 전열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창업주인 박관호(42) 의장과 김남철(43) 대표가 올해 시장을 공략할 주요 타이틀의 총괄 책임자로 나섰다. 박 의장은 기대작으로 꼽고 있는 모바일 게임 '천랑'을, 김 대표는 1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온라인 게임 '이카루스'와 모바일 게임 '아크스피어'를 각각 맡았다.
두 경영진이 개발의 선봉장으로 나선 것은 위기 의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위메이드는 '윈드러너' 등의 성공으로 모바일 게임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지만 최근 이렇다할 히트작을 내지 못하면서 침체에 빠져 있다. 더구나 지난해 직원 수를 1800명까지 늘릴 정도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상황이어서 침체가 오래가면 진짜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크로스파이어'로 유명한 스마일게이트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진행한다. 조만간 주요 임원 인사를 단행해 올해 국내외 사업에 대비한다. 특히 큰 성과를 내고 있는 해외와 달리 부진한 국내 시장을 책임질 임원 선임에 힘을 싣을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일게이트는 올해 다중접속 역할 수행게임(MMOPRG)를 비롯해 3종의 온라인게임과 다수의 모바일 게임으로 국내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