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51) 대표팀 감독은 타선의 핵심인 강정호(27)의 경기 감각 저하를 가장 경계했다. 주루 플레이 도중 손가락 부상을 당한 강정호는 현재 많이 호전된 상태지만 9월 들어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하는 등 20여 일간 공백이 있어 본래 모습을 보여줄지 미지수다. 비단 강정호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최근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선수들이 있어 경기 감각 회복이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이미 대표팀 소집 전부터 강정호의 컨디션 회복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올 시즌 최고의 모습을 보이며 중심 타선의 무게감을 실어줄 그가 빠지거나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다른 타자들에게도 안 좋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류중일 감독은 "몸 상태가 좋아졌다는데 연습 경기 한 번으로 감각이 돌아올지 알 수 없다"며 "가능하면 연습 경기를 한 번 더 치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심지어 LG와의 연습경기 때 강정호를 유격수 타순뿐 아니라 지명타자 자리까지 넣어 최대한 많은 타석을 소화하는 방법도 고려했다. 그러나 유료 관중 입장과 방송 중계가 예정되며 연습경기 본연의 목적을 소화하기 힘들게 된 상황. 한 번뿐인 연습경기에 강정호는 지명타자로 출전할 예정이라 실전에서 수비 감각을 확인할 기회도 부족하다. 최대한 실전 감각 회복에 가까운 훈련 프로그램이 진행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무뎌진 감각 회복을 고려해야 할 선수는 강정호만이 아니다. 8월 들어 타격감이 떨어지며 9월부터는 교체 출전이 많았던 포수 이재원(26)이나 옆구리 부상으로 9월 5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한 내야수 김민성(26)도 경기 감각을 되찾아야 한다. 이들만큼은 아니지만 8월 말부터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강민호(29) 역시 감각이 돌아올 만 하면 한 경기씩 빠졌기 때문에 우려가 있다.
투수진 역시 등판 간격이 길어지고 있어 전반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김광현(26)의 경우 지난 10일 사직 롯데전이 최근 등판이다. 대회 첫 경기인 22일 태국전 선발 등판이 유력한 가운데 12일 만에 등판을 갖게 된다. 24일 대만전 선발이 유력한 양현종(26) 역시 12일 대구 삼성전 이후 12일 만이다. 다른 투수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고무적인 부분은 모든 선수들이 의욕이 넘치고 컨디션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강정호는 "수비와 공격에서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전했고, 김민성 역시 "훈련을 치를수록 자신감이 커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재원은 "이미 지난 8년간 대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최근 많은 경기에 선발 출전하지 못한 부분은 큰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실력만 그대로 발휘해도 금메달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컨디션 관리, 경기 감각 회복 같은 기본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