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차 징크스'도 통쾌하게 날린 KT 강백호(20)의 세 번째 시즌, 2020년 목표는 골든글러브 후보에 포함되는 것이다.
강백호는 데뷔 시즌인 지난해 고졸 신인 데뷔 시즌 최다 홈런(종전 21개)을 경신하는 등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을 올려 총점 550점 가운데 만점에 가까운 514점으로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번 시즌에는 116경기에 출장해 홈런과 타율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타율 공동 4위(0.336, 13홈런 65타점)를 기록했다. 1번에서 중심타선(3번)으로 옮긴 그는 공인구 반발 계수 감소 속에서도 장타율 변화(0.524→0.495)는 적었던 반면 출루율은 0.356에서 0.416으로 크게 올랐다. 시즌 종료 후엔 데뷔 후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프리미어12)에 다녀왔다.
하지만 '마무리'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각 포지션 최고의 선수를 뽑는 골든글러브 후보에 조차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당 포지션 수비 720이닝 이상(지명타자는 297타석 이상) 혹은 타이틀 홀더 기준을 갖추지 못해서다. 강백호는 외야수로 617⅓이닝, 지명타자로 180타석에 들어서 기준에 조금씩 모자랐다. 주로 외야수와 뛰면서 때로 지명타자로 나섰는데, 이번에는 리그 출범 후 최다인 102명이 골든글러브 후보에 포함됐기에 강백호로선 아쉬움이 클 수 있다.
부상 탓이다. 강백호는 지난 6월 25일 사직 롯데전에 우익수로 출장한 이날 수비 도중 펜스에 부딪히며 손이 찢어졌다. 구장 관리 문제에서 비롯된 어이없는 부상이었다. 다음날 수술대에 오른 그는 한 달이 훌쩍 지나 8월 7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이 기간 팀이 치른 26경기에 정상적으로 출전했다면 충분히 골든글러브 후보 기준을 채울 수 있었다. 홈런과 타점 등의 개인 기록도 좀 더 좋아져 수상까지 노려볼 수 있었을지 모른다.
강백호는 지난해 이번 시즌보다 많은 138경기, 585타석을 소화했지만 역시나 후보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 2년간 신예로서 뛰어난 성적을 올렸지만 단 한 번도 골든글러브 후보에 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강백호는 2020년 목표 중 한 가지로 "내년에는 골든글러브 후보에 꼭 이름을 올리고 싶다"고 한다. 개인 성적은 물론 팀 성적까지 욕심을 내고 싶어서다. 강백호는 올해 KT가 막판 5강 싸움을 한창 벌일 때도 '승리'를 강조했다. 자신에게 "올해 점수는 80점"이라고 다소 박한(?) 평가를 한 그는 "팀이 아쉽게 6위를 했다. 내년에는 부상 없이 중요한 시기에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고 싶은 강백호는 현재 서울에 따로 숙소를 두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 내년 시즌 맹활약을 준비하고 있다.